미국이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혐의로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조직원을 기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건과 "무관하다"며 거리를 둔 미국이뒤늦게 체포에 나선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문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월 하노이 북미회담 닷새 전 스페인 북한 대사관을 습격한 '자유조선' 회원, 크리스토퍼 안이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스페인 법원의 사건 기록에 따르면 북한대사관 침입자들은 범행 당시 스페인에서 공인된 유일한 북한 외교관인 소윤석 경제 참사에게 북한을 등질 것을 요구했습니다.
침입한 괴한은 10명으로 대사관 직원들에게 재갈을 물린 뒤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와 서류를 훔쳐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습격을 주도했지만 체포되지 않은 에이드리언 홍 창은 2월 23일 미국에서 FBI에 연락을 취하고 자료 공유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발생 두 달여 뒤 미국 정부가 이들에 대해 체포에 나선 것은 정치적인 결단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사관 습격 등 과감한 움직임으로 '자유조선'이 주목 받자, 미국 정부가 북미 관계를 고려해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겁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을 향해, 미 중앙정보국 배후설을 제기하는 자유조선과 미국은 관계가 없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동시에 수사 협조를 요청해온 동맹국 스페인을 향해선 "동맹국의 법과 질서를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다만, 미국은 체포하더라도 관련자들을 제3국인 스페인으로 넘기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 국내법상 범죄인 인도까지 최소 3년이 걸려, 자유조선 회원의 체포가 장기 보호를 위한 미국의 책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와 미국의 속내에 관심이 쏠립니다.
MBN뉴스 김문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