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이 55.5%의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KPU)가 오늘(21일) 밝혔습니다.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KPU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새벽 1시 46분쯤 대선 개표 결과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아리프 부디만 KPU 위원장은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의 55.50%에 해당하는 8천570만7천362명이 조코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인 마룹 아민 울레마협의회(MUI) 의장에게 표를 던졌다"고 말했습니다.
야권 대선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와 러닝메이트 산디아가 우노 전 자카르타 부지사는 6천865만239표(44.50%)를 얻는 데 그쳐 득표율 격차가 11%포인트에 달했습니다.
그는 "이런 결과는 즉각 효력을 가진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선거에는 인도네시아 전국 34개 주와 130개 재외투표소에서 1억5천800만명이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당초 KPU는 내일(22일) 대선 결과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개표 집계가 마무리되자 하루 일찍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중부 자바의 빈민가 출신인 조코위 대통령의 승리는 농어민과 공장노동자 등 서민을 중심으로 한 일반 국민의 지지에 힘입은 측면이 큽니다.
그는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교육 기회를 늘리고 빈곤층 지원을 확대하는 등 빈부격차 완화를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빈곤율을 역대 최저치인 10% 미만으로 낮추는 성과를 냈습니다.
그러면서도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악재에도 연간 5% 이상의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했고,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아 온 열악한 도로와 항만, 전력 등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충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선 조코위 대통령이 집권 2기를 맞아 경제발전과 개혁 드라이브를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코위 대통령은 이달 초 국가개발기획원(Bappenas) 주최로 자카르타에서 열린 국가발전계획 콘퍼런스에서 '작은 정부'를 개혁의 방향으로 제시하고 불필요한 행정절차('레드 테이프')를 과감히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차기 대통령 취임식은 올해 10월 치러집니다.
그러나, 프라보워 후보와 야권 지지자들은 조코위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개표조작을 비롯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선거 결과에 불복할 움직임을 보입니다.
인도네시아 선거감독위원회(Bawaslu)는 전날 야권 대선 캠프가 '공무원을 동원한 조직적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온라인 뉴스매체의 보도를 스크랩한 자료 외에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의혹을 일축했다.
그런데도 프라보워 후보를 지지하는 무슬림 단체인 '쁘르사우다라안 알룸니 212'(PA212) 등은 오늘 오후부터 KPU 인근에서 시위를 벌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테러와 소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KPU와 자카르타 시내 주요 시설에는 군경 3만2천명이 배치될 예정입니다.
다만, 각 지방 경찰이 야권 지지자들의 상경 투쟁 움직임을 차단하고 있고, 그린드라당과 함께 야권연합의 양대 축이었던 민주당도 대선 결과가 발표되면 연대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야권 내부의 분열상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어느 정도 인파가 몰릴지는 예상하기 힘듭니다.
대표적 명문가 출신으로 군장성을 역임한 '엘리트' 정치인인 프라보워 후보는 2014년 대선에서 조코위 당시 투쟁민주당(PDI-P) 후보에게 6.2%포인트 차로 패했을 때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일각에선 이슬람국가(IS) 연계 현지 테러단체인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를 비롯한 민주주의 부정 세력들이 테러와 선동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경찰은 이달 초 야권의 대선 불복 집회 현장에서 폭탄을 터뜨려 반정부 폭동을 유발하려는 음모를 꾸미던 JAD 조
JAD는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가로막는 현행 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며 2016년 1월 자카르타 도심 총기·폭탄 테러를 시작으로 최근 수년간 전국 각지에서 테러를 벌여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