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정상의 지난달 30일 전격적인 '판문점 회동'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정치 일정이 궁극적으로 2020년 11월 3일 대선 승리라는 하나의 지향점으로 수렴된다는 점에서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나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역사적 악수'를 따로 해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DMZ(비무장지대) 회동' 제안이라는 파격적인 승부수로 판을 흔들고 김 위원장의 '화답'을 끌어냄으로써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데 성공했다.
미국 시각으로 새벽 시간대였음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대표적인 '가짜뉴스'로 꼽아온 '앙숙' CNN을 비롯, 주요뉴스 채널들은 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맞잡은 '역사적 순간'을 실시간 생방송으로 비중 있게 타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비핵화 성과를 얻어내진 못했지만 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확보, '하노이 노딜' 이후 대북 외교 실패론을 차단하는 효과를 얻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 회동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직후 트윗을 통해 "북한 땅 위에 섰다"며 "모두를 위한 중요한 성명, 그리도 대단한 영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은 대선 기간 북핵 성과를 대대적으로 부각해 나갈 태세이다.
특히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 땅을 밟은 첫 현직 미국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은 재선 가도에서 가볍지만은 않은 외교적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판문점 회동은 자칫 대선 국면에서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포괄적 협상' 원칙에 합의하고 2∼3주 이내에 실무협상에 들어가기로 뜻을 모았지만, 구체적 성과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지난 2월 말 '하노이 노딜' 때처럼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벌써부터 워싱턴 조야 안팎에서는 충분한 준비과정이 필요한 미북 정상 간의 만남조차 '리얼리티 TV쇼'처럼 즉흥적으로 진행하며 실체 없는 '사진 찍기용'으로 전락시켰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 위원장에게 정통성을 부여하는 결과만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2∼3주 이내에 가시화할 실무협상에서 비핵화에 대해 어느 정도 진전된 성과물을 얻어내느냐, 그리고 이를 정상 간 합의로 연결하느냐 여부가 이번 판문점 회동의 성적표를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디지털뉴스국]
↑ 군사분계선 함께 넘는 미북 정상 (판문점=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에서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으로 넘어오고 있다. 2019.6.30 scoo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 워싱턴포스트 미북 정상소식 타전 (서울=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은 사실을 전한 워싱턴포스트 기사. 2019.6.30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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