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6일,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과이도 의장(왼쪽)을 공항에 마중나갔다`는 이유로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된 다니엘 마르틴 크리너 독일 대사(오른쪽)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
↑ 독일과 베네수엘라 정부 관계자들이 외교관계 복원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 =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무부 장관 트위터] |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임을 스스로 선언한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남미 순방을 마치고 3월 4일 귀국할 때, 크리너 독일 대사와 다른 베네수엘라 주재 유럽 외교관들이 공항으로 과이도 의장을 마중나갔다는 점을 문제 삼아 대표적으로 크리너 대사에 추방 명령을 내렸었다. 3월 6일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외국 외교관인 크리너 독일 대사가 과의도 의장 같은 야권 극단주의 세력과 합세해 베네수엘라 정치에 끼어드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크리너 대사는 48시간 내로 베네수엘라를 떠나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하이코 마스(Heiko Maas) 독일 외무장관은 크리너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이면서 "과이도 의장에 대한 유럽의 지지는 꺾이지 않을 것이며, 크리너 대사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대단히 훌륭히 일했다"고 맞받아쳤다. 올해 초부터 마두로 대통령은 과의도 의장 체포 협박을 해왔다.
2018년 5월 마두로 대통령은 야권 후보들의 출마를 제지해가며 재선에 성공했지만 '불법·비민주적 선거'라는 대내외 비난과 더불어 경제난 속에 지지율도 떨어진 상황이다. 그러자 올해 1월 23일 과이도 의장이 "헌법 제233조에 따라 국회의장인 내가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했고 이날 즉시 미국이 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후 유럽 등 50여 개국이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베네수엘라 헌법 제233조는 대통령에 사망 혹은 중대한 사유가 발생하면 국회 의장이 30일간 임시 대통령 지위에 있으면서 대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산유국이지만, 2015년을 전후한 유가 급락 사태와 정치인들의 포퓰리즘(다수의 인기를 끌기 위해 재정난 등을 골하지 않고 선심성으로 정책을 남발하는 것), 무능·부정부패가 겹치면서 경제가 끊없이 추락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 2015년 이후 처음 공식 경제지표를 발표했는데 올해 4월 기준 연간 물가 상승률이 13만60%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137만~150만%로 추산한다.
지난 4월 30일 베네수엘라에서는 과이도 의장이 군사 봉기를 시도했지만, 군부가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바람에 실패했다. 이후 미국 등 국제사회 지지를 받는 과이도 의장 측근들이 '국제 지원금 횡령 스캔들'에 휩싸였고 민심을 잃을 위기에 처한 과이도 의장은 "국제투명성기구(TI)조사를 받겠다"고 발표지만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 베네수엘라 군부에 보내는 편지를 공개한 미국 [사진 출처 = 남부사령군 트위터] |
'군사 개입'까지 운운하며 마두로 정권과 군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던 미국이 이례적으로 베네수엘라 군부에 공개 편지를 보낸 셈이다. 앞서 3월 미셸 바첼레트(Michelle Bachelet)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경제 제재를 가할 수록 시민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은 지난 달 28일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보도자료를 통해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이자 제헌의회(ANC) 의원인 니콜라스 에르네스토 마두로 게라( Nicolas Ernesto Maduro Guerra·일명 니콜라시토 Nicolasito)에 대해 2017년 7월 제재이후 이번에는 미국 내 자산 동결·거래 금지를 내용으로 한 제재를 추가하는 식으로 제재는 이어오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의회도 둘이다. 야권 과이도 의장이 속한 국민의회(AN)와 여권 디오스다도 카베요가 의장인 제헌의회(ANC)다. 2017년 총선 때 '반(反)마두로'를 외치는 야권이 의회를 접수하자 마두로 대통령이 충성파로 구성된 임시의회 ANC를 만들었다.
↑ 이웃나라 페루로 이주 신청에 나선 베네수엘라 시민들. [로이터 = 연합뉴스]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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