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사태가 격화하면서 시위대와 경찰, 친중파 주민의 충돌이 잇따르는 가운데 시위대가 던진 것으로 보이는 벽돌에 머리를 맞은 70대 노인이 사망했습니다.
SCMP에 따르면 환경미화원인 70살의 이 노인은 지난 13일 정오쯤 홍콩 성수이 지역에서 발생한 시위대와 주민 간의 충돌 과정에서 머리를 다쳐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전날 밤 사망했습니다.
사건 당시 20여 명의 지역 주민이 성수이 지하철역 부근 도로 위에 시위대가 설치해둔 벽돌을 치우던 중,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 20여명이 나타나 이에 강하게 항의하면서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현장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보면 양측이 서로에게 벽돌 등을 던지며 충돌을 이어가던 중 시위대 쪽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는 물체에 맞은 이 노인이 땅에 쓰러져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홍콩 경찰은 "이 노인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시위대의 사진을 찍던 중 날아온 벽돌에 머리를 맞았다"고 밝혔습니다.
충돌은 시위대가 물러나기까지 약 1분간 계속됐습니다. 경찰은 해당 구역을 수색했지만, 벽돌을 던진 사람을 체포하지 못했습니다.
홍콩 경찰은 "상당수 사건 용의자를 확인했으며, 이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달 들어 중국 중앙정부의 강경 대응 기조에 따라 홍콩 정부가 시위 진압의 강도를 높이면서 사망·중상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홍콩과기대 2학년생인 차우츠록(周梓樂) 씨는 지난 4일 정관오 지역의 시위 현장 인근 주차장에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지난 8일 끝내 숨졌습니다.
지난 11일 사이완호 지역의 시위 현장에서는 직업훈련학교에 다니는 21살 학생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돼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 학생은 수술 후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같은 날 홍콩 마온산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한 남성과 언쟁을 벌이다가 남성의 몸에 휘발성 액체로 추정되는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습니다. 이 남성은 신체의 40%에 화상을 입어 아직 위중한 상태입니다.
지난 13일에는 틴수이와이 지역에서 시위 현장에 있던 15살 소년이 최루탄에 맞아 중태에 빠졌습니다. 이 소년은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돼 4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위중한 상태입니다.
홍콩 의료당국에 따르면 전날 시위 현장에서 다쳐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은 49명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는 48일 된 영아도 있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