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6개월째 접어든 가운데 홍콩 범민주 진영이 향후 시위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어제(24일)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습니다.
오늘(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범민주 진영은 전날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전체 452석 가운데 현지시각으로 오전 6시 개표 결과 무려 201석을 차지했습니다.
친중파 진영은 고작 28석에 그쳤으며, 중도파가 12석을 차지했습니다. 나머지 211석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범민주 진영은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사상 최초 과반 의석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홍콩 내 친중파 정당 중 최대 세력을 자랑하는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은 오전 5시 30분 개표 결과가 나온 후보자 중 21명이 승리를 거뒀지만, 156명이 패배를 당해 참패를 면치 못했습니다.
반면에 범민주 진영인 공민당은 전체 36명 후보 중 32명이 승리를 거뒀으며, 노동당은 7명 후보자 전원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오전 6시 범민주 진영은 웡타이신, 췬완, 완차이, 중서구, 남구 등 5개 구에서 이미 과반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홍콩의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온 재야단체인 민간인권진선의 지미 샴 대표도 샤틴구 렉웬 선거구에서 당선됐습니다.
현재 홍콩의 구의원은 민건련이 115명을 거느린 것을 비롯해 친중파 진영은 327석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8개 구의회 모두를 친중파 진영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반면 범민주 진영은 118석으로 친중파 진영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민주당이 37명으로 가장 많은 구의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다음으로 신민주동맹(Neo Democrats)이 13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현 정부를 심판하고자 하는 젊은 층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총 294만여명의 유권자가 투표했습니다.
이는 앞서 가장 많은 220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던 2016년 입법회 의원(국회의원) 선거 때보다 훨씬 많은 숫자입니다.
최종 투표율도 71.2%로 4년 전 구의원 선거 때의 47.0%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앞서 이날 선거를 위해 등록한 유권자는 413만명으로, 지난 2015년 369만명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이번 선거를 위해 해외 유학생마저 귀국해 투표하는 등 젊은 층은 적극적인 선거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함에 따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수세에 몰렸던 홍콩 시위대에도 힘이 실릴 전망입니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이번 선거에서 친중파 진영이 참패함에 따라 지금껏 강경 대응으로 일관했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