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의 상소기구가 정족수 부족으로 기능이 정지됩니다.
상소 기구는 판사 역할을 하는 상소 위원 3명 중 2명의 임기가 현지시간 어제(10일) 부로 종료하면서, 상소 위원 3명이 무역 분쟁 한 건을 심리해야 하는 WTO 규정을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본래 상소기구는 7명의 심사원으로 구성하게 돼 있으나, 상소기구의 위상은 WTO의 판정에 반발한 미국이 심사원 교체에 연달아 제동을 걸면서 약화돼 왔습니다.
결국 WTO는 164개 회원국이 모이는 일반 이사회에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출범 24년 만에 상소 기구 부재라는 전례 없는 사태를 맞게 됐습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상소 기구의 기능 정지를 불과 몇 시간 앞둔 10일 저녁 WTO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11일)부터 WTO는 새로운 분쟁에 대해 심리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향후 회원국 대사들이 참석하는 고위급 협의를 통해 대책을 찾을 예정이라면서 WTO가 무역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유럽연합(EU)은 어제(10일) WTO의 상소기구가 기능 정지를 앞두고 있는 것은 세계 무역체제에 "매우 큰 타격"이라고 말하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중재기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WTO 상소기구의 부재는 세계 각국이 제재에 대한 우려 없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거나 보호주의 조치를 도입하는
필 호건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유감스럽고, 규칙을 기반으로 한 국제무역 체제에 매우 큰 타격이다. 국제무역은 지난 24년 간 WTO 상소기구의 분쟁 조정 능력에 크게 의존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