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대통령 정국'1년째, 여전히 정권을 유지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왼쪽)및 각을 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
1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헌법20주년' 행사에 나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13일 늦은 오후, 우리 사법 당국은 야권 핵심 지도부인 후안 과이도와 레오폴도 로페즈 등 테러와 연루된 자들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체포하는 혐의에 대해서는 "이들은 피 흘리는 테러 음모를 한 자들이며 제헌의회에 간섭하려 했다"고 언급했다.
↑ 베네수엘라에서 지난 4월 말 `자유의 작전`이라는 군사 봉기를 시도했던 `임시 대통령`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왼쪽)과 그의 `정치적 멘토`인 레오폴도 로페즈. [EFE =연합뉴스 ] |
EFE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두로 대통령은 특히 로페즈를 향해 "그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연말 연휴에 폭력 도발을 통해 시내를 피로 물들이려고 음모를 꾸몄다는 점에서 파시스트이며 사이코 괴물 정신병자"라면서 "로페스가 이번 음모의 주동자이며 그가 과이도를 조종하는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로페즈는 '마두로 독재 반대'를 내세워 반(反)정부 시위를 주도하다가 정치 선동·내란 모의 혐의로 2014년 수감 후 가택 연금되는 등 마두로 정부의 압박을 받으며 야권을 끌어왔다.
마두로 정권이 갑자기 임시 대통령 압박에 나선 이유는 연말 야권 측 저항 움직임이 사전에 유출됐기 때문이다. 앞서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공보부 장관은 "미국과 콜롬비아의 사주를 받은 과이도와 로페스가 15일 일요일 전국 6개 주에서 반역을 모의했으며 군 부대 두 곳을 공격하려한 정황이 우리 측 정보망에 걸려 발각됐다"면서 "우리는 이를 사전에 차단했고 주동자들을 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지난 3월 27일(현지시간)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야권 지도자이자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부인 파비아나 로살레스와 대화하며 미소를 나누고 있다. [AFP = 연합뉴스] |
다만 여전히 마두로는 권좌를 유지하고 있다. '임시 대통령' 과이도 의장과 '정치적 멘토' 로페즈는 이웃나라 콜롬비아와 미국 등의 도움을 받아 지난 4월 30일 이른바 '자유작전'으로 불리는 군사 봉기를 주도했지만 결국 군부와 사법부가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바람에 군사 봉기가 실패로 돌아갔다.
↑ 접경지인 콜롬비아 쿠쿠타에 몰린 베네수엘라 이주민들. 지난 10월 7일(현지시간) 미주기구(OAS)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나라를 탈출한 베네수엘라 국민은 461만2000명에 이른다. [사진 출처 = 블룸버그] |
'전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 국가'인 베네수엘라는 2014년을 전후해 국제시장에서 원유 가격이 떨어지고, 정국 혼란이 가중된 여파로 경제 파탄 상황을 맞았다. 미주기구(OAS)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인원은 461만2000명에 이른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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