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 건물에서 민주당 소속 하원 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낸시 펠로시(민주당) 하원의장이 `대통령탄핵소추안`을 상원으로 보내기로 한 하원 결정에 서명하고 있다. [출처 = 미국 ABC방송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공화당)이 중국과 '매우 크고 광범위한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한 15일(현지시간), 연방 하원은 대통령을 향해 다시 한번 탄핵의 덫을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주도 하원이 서로 대중 관심끌기에 나선 가운데 이날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2건을 상원에 전달하는 법안을 찬성 228대 반대 193으로 가결했다. 현지 방송은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백악관 1단계 서명식과 의회 상황을 동시에 중계하느라 카메라를 바쁘게 움직였다.
하원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원으로 보내기로 결정한 것은 하원이 지난달 18일 소추안을 가결한 지 28일 만이다. AP통신과 뉴욕타임즈(NYT)등 현지 언론은 투표 결과가 하원 내 정당 소속별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15일 낸시 펠로시(민주당) 하원의장은 "오늘 우리는 역사를 만든다"면서 민주당 의원 7명을 '탄핵소추위원회'로 지명했고 하원은 이를 승인했다. 앞서 지난 해 2월 말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청문회를 진행했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노딜'(no deal)을 선택하면서 하원을 탓한 바 있다.
↑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미·중 무역협상팀이 지켜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류허 중국 부총리(왼쪽)와 나란히 앉아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출처 = 뉴욕타임스(NYT)]
15일 탄핵소추안 소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식에서 "탄핵 사기극"이라며 "루 돕스(폭스비즈니스 앵커)는 워싱턴·링컨을 통틀어봐도 내가 역대 최고 대통령이라고 했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중국과 무역합의, 북한과 핵협상 성과를 내세웠다. 다만 차드 보우 피터슨 국제경제 연구소 연구위원은 "1단계 합의는 중국 정부 산업보조금 관행문제를 실질적으로 다루지 못한 거대한 구멍(giant hole)이 돋보였으며 되돌릴 방법이 없다"고 평가절하했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북핵협상은 차갑게 식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애써 성과로 들먹인다"고 비판했다.
다만 탄핵소추안이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낮다. 안이 통과하려면 상원 재적의원 2/3의 찬성이 필요한데, 상
원은 공화당이 다수석을 점한 상태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오는 16일 정오 탄핵소추안을 공식 낭독할 것"이라면서 "탄핵심판은 오는 화요일(2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밝혔다. 상원 탄핵 심판 재판장 역할은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맡는다.
[김인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