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역점 사업이었던 '학교급식 건강식단법'에 역행하는 새로운 조치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소니 퍼듀 미국 농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교내 식당에서 학생에게 제공하는 선택식 규정을 완화하고, 영양 기준을 맞추기 위한 다양한 채소류를 허용하는 새 규정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퍼듀 장관은 "(기존 급식법으로 인해) 너무 많은 잔반이 배출되고 있으며, 학생들의 영양과 입맛을 모두 맞추기 위한 상식적 수준의 융통성이 더욱 필요하다는 학교 당국의 의견에 따른 것"이라며 현행 급식법 개정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퍼듀 장관은 이번 조치로 학교 당국이 학생의 기호에 맞는 급식을 제공할 수 있는 유연성을 높이고, 잔반을 줄일 뿐만 아니라 행정적 부담도 덜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농무부 측은 이에 더해 공립 학교에 다니는 저소득층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식사 대신 선택식을 고를 경우 추가로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건강 급식 옹호론자들은 새 규정이 영양 기준을 약화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영양과 건강 정책을 연구하는 공익과학센터의 콜린 슈워츠 법무 부국장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이제 학교에서 제공되는 더 건강하고, 균형 잡힌 점심 대신 매일 피자와 햄버거, 감자튀김이나 과자를 먹을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학교 급식은 주간 영양 기준에 맞추게 돼 있으며, 칼로리나 지방, 포화지방 등의 적정 기준을 만족했을 때에만 주 1회 피자나 햄버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슈워츠 부국장은 이번 조치로 여러 학교가 감자튀김 등 감자를 원료로 한 제품을 오렌지 또는 당근, 토마토, 호박과 같은 붉은색 채소 대용으로 내놓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교실에서 제공되는 아침 식사도 충분한 양의 과일 대신 그래놀라 바나 구운 음식 등 영양이 적은 음식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학교급식 건강식단법은 지난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으로, 학교 급식에 과일과 채소, 통밀 등 정제되지 않은 급식을 포함하고 지방과 염분을 줄여 영양 기준을 높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소아비만 예방 캠페인인 '렛츠 무브' 운동의 후원자인 미셸 여사는 적극적으로 해당 법안을 지지해왔습니다.
그러나 건강 급식이 학생들로부터 '맛이 없고 부실하다'는 이유로 외면받는 사례가 적지 않아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후 트럼프
한편 농무부가 개정안을 발표한 이 날은 공교롭게도 오바마 여사의 56세 생일이었는데, 농무부 측은 우연의 일치라고 해명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오는 21일 연방 관보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