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안나푸르나에서 트레킹 도중 눈사태를 만나 실종된 한국인 4명의 가족이 현지에서 막막하고 안타까운 설을 맞았습니다.
현지 수색이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한 가운데 지난 현지시간으로 어제(24일)부터 모든 수색이 아예 이뤄지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실종자 가족은 지난 19일 외교부 신속대응팀 선발대와 함께 안나푸르나 인근 포카라에 도착한 6명과 21일에 온 3명 등 9명이 현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들은 포카라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다음 날 헬리콥터를 타고 사고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사고 현장에 두껍게 쌓인 얼음과 눈을 살펴보며 이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할 말을 잊은 채 안타까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장을 수색하던 네팔 민관군을 비롯해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이끄는 KT드론수색팀은 기상 상황 악화 등으로 인해 지난 23일 오후 2시 30분부터 수색작업을 완전히 중단한 상태입니다.
엄 대장은 곧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며 다른 KT 수색팀은 포카라에 남아 추후 수색작업에 대비해 장비를 정비하고 있습니다.
주민수색대도 자신들이 살던 마을로 돌아갔고, 군 수색대 9명도 24일 오후 1시께 포카라로 전원 복귀했습니다.
이에 24일과 25일에는 현지 수색이 아예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엄 대장은 "실종자는 평균 10m 깊이 아래에 묻혀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더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다. 눈이 녹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현지 산악전문가들도 "눈과 얼음이 꽁꽁 얼어붙은 상태에서 눈이 오고 추가 눈사태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라 수색 재개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고 현장의 기온은 영하 15도∼영하 19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신속대응팀과 주네팔대사관 등 외교 당국은 지난 23일에는 엄 대장이 직접 가족에게 현장 상황을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어제(24일)는 수색을 마치고 내려온 군 당국 관계자가 가족을 대상으로 현지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가족은 당국의 수색 잠정 중단 결정에 안타까움과 서운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한국 외교당국은 현지 군경, 중앙·주 정부 측에 수색이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전달하
신속대응팀은 "기상 상황 호전 등 수색 여건 개선 시 네팔 당국과 수색 작업 재개 등 향후 계획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실종자 수색·구조, 사고자 가족 지원 등 신속한 사태 수습을 위한 영사 조력도 지속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