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사태가 악화하면서 지구촌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하루가 멀다고 신종코로나 감염증 환자들이 속속 발생하면서 중국 이외 지역에서 확진 건수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방문하지 않은 일본인이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로 판명되는가 하면, 프랑스에서는 확진 환자의 상태가 위중한 첫 번째 경우가 발생하면서 우려는 더 커지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일부 국가는 후베이성 출신은 물론 중국인 전체에 대한 입국 금지를 시행하거나, 의심 환자를 강제 입원 또는 격리할 수 있는 행정 명령까지 발동할 수 있도록 하면서 우한 폐렴 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중국 현지시간 29일 일본과 미국을 시작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우한에 발이 묶인 자국민을 탈출시키려는 전세기 행렬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 확진자 확대 추세 비상…WHO "中에 전문가 파견 합의"
독일 바이에른주(州) 보건부는 현지시간 28일 '우한 폐렴' 환자 3명이 추가로 발생해 총 4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밤 독일에서 처음으로 확진 환자가 나온 이후 같은 지역에서 3명이 추가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첫 확진 환자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캐나다 보건당국은 40대 남성이 우한 폐렴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확진자가 3명으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남성은 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을 방문했다가 지난주 밴쿠버로 도착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네 번째 우한 폐렴 환자가 어제(28일) 확인됐습니다.
프랑스 보건부 산하 질병관리국(DGS)의 제롬 살로몽 국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확진자는 노년의 중국인 관광객으로 우한이 위치한 중국 후베이성 출신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된 프랑스에서 상태가 위중한 케이스는 이날 확진된 중국인 노인이 처음입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날 추가로 3명의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7건으로 늘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병원에서 관찰 중이던 4살 소녀와 52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11세와 2세 아이의 엄마도 추가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모두 중국 국적자"라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일본에서는 전날 중국 우한시에 머문 적이 없는 일본인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처음 확인됐습니다.
이 남성은 버스 운전기사로 우한에서 일본에 온 여행객을 태우고 장시간 운전을 한 것으로 알려져, 사람과 사람 간 전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중국에 국제 전문가를 보내기로 중국과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WHO는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 中 관광객 입국 금지·'지정감염증' 규정·격리 명령 등 확산 방지 총력전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현지시간 28일 워싱턴DC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행 제한을 포함, 전염병 확산에 대처하기 위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 백악관은 우한 폐렴에 대한 대책으로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을 검토 중이라고 CNBC 방송 등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여행 자제권고를 기존 우한 지역에서 중국 전역으로 확대했습니다.
현재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사례는 5건입니다.
'사람 간 전염' 우려가 제기되는 일본에서는 전날 일본 내에서 감염이 확인된 환자를 상대로 입원 등의 강제조치가 가능하도록 우한 폐렴을 '지정감염증'으로 규정하는 안건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됐습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으로 홍콩인 1천750명이 감염돼 299명이 사망하는 뼈아픈 경험을 한 홍콩 정부는 이번에는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홍콩 정부는 전날부터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 거주자나 최근 14일간 후베이성에 머무른 적이 있는 사람들의 입경을 원칙적으로 금지했습니다.
이어 내일(30일)부터는 중국 본토와 홍콩을 오가는 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항공기 운항 대수는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관광버스 운행도 감축합니다.
비자 발급 중단을 통해 중국 본토에서 오는 개인 관광객들의 홍콩 입경은 거부하고, 양측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싱가포르 당국은 발원지인 우한이 위치한 중국 후베이성에서 발급된 중국 여권을 가진 여행객 또는 지난 14일 이내에 후베이성을 여행한 이들의 입국 또는 공항 환승을 아예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또 후베이성 출신으로 현재 싱가포르에 머무는 약 2천명과 최근 후베이성을 여행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은 이들에 대해서는 거부 시 처벌할 수 있는 격리 명령을 내릴 예정입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27일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에서 오는 중국인의 입국을 일시 금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북한은 이미 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 관광객의 북한 입국을 금지했습니다. 베이징발 평양행 고려항공의 운항을 금지했고,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던 에어차이나도 당분간 운항이 취소됐습니다.
또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한 1개월간의 격리와 의료관찰을 의무화하기로 결정했고, 북한 내 외국인의 중국 여행도 잠정 금지됐습니다.
◇ "우리 국민 빼내자" 각국 전세기 속속 우한 도착 예정
우한에서 미국인을 긴급 대피시키는 전세기가 이날 오전 중국을 출발했다고 외신들이 이날 전했습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동트기 전 240명의 미국인을 태운 전세기가 우한을 떠나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세기에는 우한 미영사관에 근무하던 외교관들과 미국인들이 타고 있습니다.
앞서 우한에 머물던 일본인 206명이 같은 날 오전 일본 정부가 마련한 특별 전세기편으로 하네다(羽田)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우한에 체류하는 나머지 400여명도 본인 희망에 따라 순차적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우리 정부도 우한시에 사실상 고립된 한국인 700여명의 국내 송환을 위해 30∼31일 전세기를 4차례 급파할 예정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우한에 전세기를 띄워 자국민들을 데려오기로 하고 첫 전세기를 내일(30일) 보내기로 했습니다.
독일 정부도 오늘(29일)이나 내일(30일)께 우한에 군용 수송기를 보내 자국민 90명을 데려올 것이라고 슈피겔은 보도했습니다.
러시아는 중국에 머무는 약 5천명의 자국 관광객들을 다
이탈리아도 우한과 인근에 거주하는 자국민 대피를 위해 전세기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네덜란드 외무부도 다른 유럽연합(EU) 국가 및 중국 당국과 자국민을 중국에서 데려오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