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 하선한 한 중국 승객이 20일(현지시간)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체크인을 하고 있다. [신화 = 연합뉴스] |
이로써 일본내 코로나19 확진 사망자는 지난 13일 가나가와현에서 사망한 80대 여성을 포함해 총 3명으로 늘었다. 모두 일본인이다. 일본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일 사망한 2명의 사망자는 지병이 있었다. 남성은 11일, 여성은 12일 확진판정과 함께 의료기관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후생노동성은 "정확한 사인에 대해서는 조사를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망자 추가 증가에 대한 염려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 중 중증 환자는 이날 사망한 2명을 빼고도 27명이다. 확진자 중 고령자 비율이 높은 것도 걱정스런 대목이다.
크루즈선 탑승자의 경우 연령대가 확인된 18일까지의 확진자 542명 중 70대 이상은 290명으로 53%에 달한다. 이중 80대와 90대 이상 확진자도 각각 53명과 2명이다.
크루즈선에서는 19일(443명)에 이어 20일에도 500여명의 승객이 하선했다. 일본 정부에서는 21일까지 코로나19 조사결과 음성판정을 받은 승객을 모두 내리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확진판정을 받은 사람과 같은 방을 썼던 사람이나 승무원 등 1000여명은 21일 이후에도 크루즈선내에 머물게 된다.
일본 정부에서는 음성판정을 받은만큼 문제가 없다며 하선을 허용했지만 높아지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성급하게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선이 19일부터 시작된 것은 선실내 격리가 시작된 지난 5일 이후 2주간이 지났다는 이유다. 다만 19일까지도 확진자가 나온만큼 격리기간이 더 늘렸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정부의 조치는 한국, 미국의 대응과도 차이가 있다. 우리 정부에선 공군3호기로 귀국한 7명을 인천공항 격리시설에서 14일간 머물도록 했다. 338명을 전세기로 귀국시킨 미국 정부에서도 텍사스 공군기지에서 2주간 격리생활토록 했다.
일본 정부에선 하선한 인원들이 각자 판단에 따라 활동토록 하고 있다. 19일과 20일 하선한 사람들은 전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귀가했다. 일본 정부에서 하선자들에 취한 조치는 향후 2주간 자택내에 머물 것과 발열 등 증상이 있을 경우 전용 핫라인으로 보고해달라고 요청한 정도다. 또 지역 보건소 등에서 주기적으로 하선자들의 건강상태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18일까지 선내에 머무르는 기간 중에도 제대로 된 격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탑승객의 말을 인용해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의무실에 방문해도 증상이 있는 사람과 일반 환자들이 함께 섞여있었다고 전했다. 관련 대응 조언을 위해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사쿠라이 시게루 이와테의대 교수는 "최초엔 파티 등 승객끼리 교류로 확산됐지만 이후엔 승무원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서 퍼졌을 것"이라고 일본언론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승무원의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선원들은 2인 1실이 기본이며 마스크 숫자도 부족해 몇일동안 같은 마스크를 쓰는 경우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초기 격리결정은 바람직한 판단이었다"면서도 "이후 상황이 변화해 선내에서 예상 이상으로 감염이 확산됐다"고 꼬집었다.
비판이 높아지자 후생노동성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선내 감염 통제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에선 현 상황이 일단락되면 선내 대응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비등하는 비판여론을 잠재우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등에선 "영국 국적인 다이아몬드프린세스는 기본적으로 영국 정부의 관할이라 일본 정부가 대응이 쉽지
한편 다이아몬드프린세스를 운영하는 프린세스크루즈의 잰 스워츠 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격리기간 중 승객들이 공유해준 선실 생활 모습은 너무나 불편하고 힘들어 보였다"며 "전례없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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