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AIG 그룹이 구제금융을 지원받아 빚 잔치를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AIG가 구제금융을 지원받기 위해 사실상 미국 정부를 협박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형 금융회사의 파산 문제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황승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미국 최대 보험사 AIG는 지난해 4분기 미국 정부가 제공한 구제금융 500억 달러로 '빚잔치'를 벌였습니다.
AIG는 은행이 발행하는 모기지담보증권과 자산담보부증권이 부실화되면 이를 보상해주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를 판매했는데 구제금융 자금을 여기에 쏟아부었습니다.
미국 국민의 혈세가 금융위기의 주범인 파생상품 손실 보전에 유용된 셈입니다.
더욱 충격적인 점은 AIG가 구제 금융을 받으려고 정부를 사실상 협박했다는 점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AIG는 자신이 파산하면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의 붕괴 때보다 시장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재무부의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국을 압박했습니다.
AIG는 또 자신이 몰락하면 유럽 은행들의 자금난과 함께 다른 보험사들의 몰락을 재촉해 AIG에 투입된 납세자들의 돈이 날아갈 것이라며 반강제적으로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실제로 AIG는 지난 4분기 617억 달러라는 사상 최악의 손실을 냈지만, 미국 정부는 결국 네번째 지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구제금융의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파산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 상원 금융위원회의 공화당 핵심인사인 리처드 셸비 의원은 부실 은행은 문을 닫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이 공동으로 은행 인파산 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도덕적 문제가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덩치가 크기 때문에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론을 놓고 미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황승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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