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화당 의원이 의회 연설을 하던 오바마 대통령에게 고함을 질렀다가 결국 고개를 숙이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틈만 나면 서로 헐뜯기 바쁜 우리 국회와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입니다.
오대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소동은 오바마의 연설 초반에 벌어졌습니다.
건강보험 개혁에 대한 악성 소문을 반박하던 오바마에게 공화당의 4선 하원 의원 조 윌슨이 불만을 거침없이 표출했고,
이어 무례함을 질책하는 야유가 터져 나옵니다.
"건강보험 개혁은…. 불법 이민자에게 혜택을 주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거짓말하고 있어!)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냉정함을 되찾은 오바마는 연설을 무사히 마쳤고, 조 윌슨은 재빨리 의회를 빠져나갔습니다.
백악관은 이런 모욕을 겪은 대통령이 없었다며 즉각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오바마의 대선 경쟁자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마저도 윌슨의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비난했습니다.
▶ 인터뷰 : 존 매케인 / 공화당 상원의원
- "있을 수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윌슨이 이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합니다."
무례하고 경박한 행동이었다며 여야 없이 비난을 쏟아내자 윌슨은 바로 꼬리를 내렸습니다.
▶ 인터뷰 : 조 윌슨 / 공화당 하원 의원
- "어젯밤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 제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뜻을 전했고, 백악관도 사과를 받아들이며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룻밤 소동으로 끝났지만, 상호 존중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미 의회 문화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미국에선 대통령 의회 연설 때 반대 몸짓을 하거나 웅성거리는 일은 더러 있지만, 특정인에게 이처럼 표적 공격을 하면 징계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 오바마의 연설로 건강보험 개혁에 대한 지지율이 53%에서 67%로 급상승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MBN뉴스 오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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