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유엔과 4자 합의 후 첫 성과…식량위기 해결 첫 걸음
일각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교전에 합의 깨질까 우려도
일각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교전에 합의 깨질까 우려도
↑ 곡물 수출 재개 합의 이후 처음으로 출항한 '라조니'(Razoni)호 / 사진=로이터통신 |
우크라이나의 첫 곡물 수출선이 무사히 중동지역으로 출항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불과 며칠 전까지 서로를 향한 공격을 지속하며 곡물 수출 합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성과입니다.
세계적으로 확산된 식량 위기가 어느 정도 해결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양국이 곡물 수출 재개 합의를 이행하기에 앞서 교전을 중단하는 것이 먼저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튀르키예 국방부가 "옥수수를 실은 시에라리온 국적의 화물선 '라조니'(Razoni)호가 오전 8시30분 오데사항에서 레바논 트리폴리를 향해 출항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선 곡물수출 재개 합의의 첫 성과로 이뤄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선 출항은 지난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약 5개월 만에 이뤄진 것입니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22일 튀르키예(터키)와 유엔의 중재로 개최된 4자 회담을 통해 흑해 항로를 통한 곡물수출 재개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세계의 곡창지대'라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지연되자, 국제사회가 세계적 식량위기 해결을 위해 나선 겁니다.
이날 해당 합의가 이행되며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길이 다시 열리자, 일각에선 특히 심각한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식량난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우크라이나의 항만 사정을 고려했을 때, 우크라이나가 연말까지 수출 가능한 곡물의 양은 175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일각에선 여전히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합의가 이행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교전을 지속하고 있어 과연 언제까지 합의가 유효할지 미지수라는 겁니다. 실제로 첫 곡물 수출선이 출항하기 바로 전날에도 러시아군이 미콜라이우를 폭격해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기업 중 하나인 니블론의 창업자이자 소유주 올렉시 바다투르스키가 사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러시아는 4자 합의가 타결된 이후에도 줄곧 군사적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는데, 특히 현재 러시아가 공격 중인 우크라이나 헤르손 등의 지역은 흑해 연안에 위치한 항구도시들이라 교전이 지속될 경우 곡물 수출 중단으로 직결될 우려가 큽니다. 앞서 러시아는 곡물 수출항으로 공식 지정된 오데사항에 두차례 미사일을 발사해 합의 파기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킨 바 있습니다.
한편, 1996년 건조된 라조니호는 길이 186m, 너비 25m의 3만t급 선박입니다. 2만6000t의 우크라이나 산 옥수수를 싣고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조니호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