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준비 중인 출구전략, 큰 그림이 드러났습니다.
기준금리를 올리는 대신 은행의 지급준비금 이자율을 올려 점진적으로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정광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미국 FRB는 단계적으로 시중에 풀린 돈을 흡수하는 출구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정책금리를 올리는 대신에 더 완만한 유동성 회수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버냉키 의장은 은행에 돈을 공급하면서 담보로 잡았던 국채와 정부 보증채를 은행에 되팔아 시장 반응을 테스트할 계획입니다.
다음 단계로는 은행의 지급준비금 초과분에 FRB가 지급하는 이자율을 올려 완만한 시중 금리 인상을 유도한다는 방침입니다.
정책금리 인상은 경제 모든 분야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한 금리 인상은 은행에만 영향을 줘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작기 때문입니다.
재할인 금리 인상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재할인율을 인하해 돈줄이 막힌 은행의 숨통을 틔워줬지만, 출구전략 실행 단계에서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정책금리 인상은 출구전략의 가장 마지막 단계로, 가능한 한 늦추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버냉키 의장은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장에서 사들인 장기물 국채도 만기 이전에는 팔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연준의 이런 방침은 금융시장에 충분한 준비 기간을 주고 내성을 키운 후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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