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정상회의도 27일 긴급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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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주민 이주 구상'에 그간 유럽 동맹의 침묵 속에서 유지됐던 '트럼프 허니문'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아랍연맹의 정상들도 긴급 소집돼 팔레스타인 현안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라 밝혔습니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을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했다면서 "여러모로 트럼프의 글로벌 허니문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2주간 미국의 친구들은 입을 다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과 영미권 지도자들이 전하는 따뜻한 말을 즐겼고 비판은 거의 없었다"면서 트럼프 2기 출범 초기 미국과 동맹국 간에는 훈훈한 분위기가 흘렀다고 설명했습니다.
CNN은 "하지만 그 합의는 결코 오래가지 못했다. 트럼프가 가자지구를 미국의 통제하에 두는 가장 도발적인 외교 정책 아이디어를 내놓은 후 산산조각이 났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구상은 서방이 수십년간 지지해온 '두 국가 해법', 즉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해법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동맹은 이런 구상에 어조는 다양했지만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분명히 밝혔습니다.
프랑스는 이 구상이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스페인 외무장관은 "가자 사람들의 땅은 가자"라고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이 제안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말했고,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또 다른 고통과 증오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동 책임자인 존 알터먼은 유럽이 모두 당황했다면서 "유럽은 훨씬 더 자기중심적이고 다자체제 지지에 훨씬 덜 헌신적인 미국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에 대해 훨씬 더 깊은 탐구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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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연맹 외무장관회의 / 사진=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구상의 불씨는 중동으로도 번졌습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22개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아랍연맹의 정상들이 긴급 소집됐습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오는 27일 팔레스타인과 관련한 현안 논의를 위해 아랍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집트 외무부는 "팔레스타인 문제가 심각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상황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랍
이번 긴급회의에선 팔레스타인 주민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를 개발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아랍 국가들의 공동 대응방안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