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여행을 떠난다면 보통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겠죠.
그런데 최근 중국에선 더 추운 곳으로 떠나는 여행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이한치한'이긴 한데, 괜찮은 걸까요?
베이징 김한준 특파원입니다.
【 기자 】
영하의 날씨 속에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매서운 칼바람.
계속된 한파에 바다까지 얼어버렸습니다.
얼음이 된 바다보다 훨씬 북쪽에 있는 헤이룽장성의 한 도시는 그야말로 추위의 '끝판왕'입니다.
영하 52도라는 중국 최저 기록을 갖고 있어, 사람이 전혀 못 살 것 같은 이곳에 갑자기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혹한을 경험하기 위해 일부러 방문하는 건데, 예상하지 못한 투숙객이 생긴 주민들은 돈벌이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 인터뷰 : 루이쥐안 / 영하 52도 마을 주민
- "관광객들이 제게 어디에 머물 수 있느냐고 물어서 저는 완전히 할 말을 잃었어요. 어디를 추천해야 할지 그땐 전혀 몰랐거든요."
영하 20도인 하얼빈에선 축제가 한창입니다.
DJ가 만들어내는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 보면 추위도 금세 사라집니다.
하지만 혹한을 찾아온 만큼, 감수해야 하는 것도 많습니다.
쏟아지는 폭설에 도로에 고립되는 건 다반사,
캠핑족들은 추위를 견디다 못해 난방이 되는 창고로 차를 옮긴 뒤 그곳에서 자기도 합니다.
"밖에 놓아두면 차에 시동이 안 걸릴 것 같아요. 그래서 한 온실 주차장을 찾았고, 여기서 잘 수 있었어요."
극단의 이한치한을 즐기는 사람들, 진짜 겨울이 무엇인지 제대로 맛보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김한준 기자 / beremoth@hanmail.net ]
영상편집 : 김경준
그래픽 : 주재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