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연준 의장에 "임기 빨리 끝나야"

↑ 트럼프 SNS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미국의 관세정책에 대해 우려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해 "임기가 빨리 끝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각 17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결정이 항상 늦고, 틀리는 연준의 파월이 어제 또 하나의 전형적인 엉망진창 보고서를 냈다"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파월 의장이 전날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지금까지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고,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겨냥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와 식료품, 심지어 계란까지 가격은 하락하고, 미국은 관세로 부유해지고 있다"며 파월 의장이 "유럽중앙은행처럼 오래전에 금리를 내렸어야 했다. 분명히 지금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파월의 임기는 빨리 만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파월 의장과 관련한 질문에 "나는 그와 잘 맞지 않는다"며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어느 시점에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독립적으로 통화정책 등을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 임기를 정해 놓은 미국 중앙은행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 불만 표명 수준을 넘어 사퇴 압박성 발언까지 한 겁니다.

내년 5월까지인 파월 의장에 대한 불신임을 피력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파월의 조기 사임을 압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문제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비난을 받으면서도 임기 만료 전에 사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