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교황은 투표 이전이나 와중에도 교황 유력 후보군에 언급된 적 없었던 깜짝 인물이었습니다.
시대의 요구였을까요?
중도 온건파로 평가받는 교황은, 분열된 교회와 국제 사회의 갈등을 해결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데, "서로에게 다리를 놓자"고 밝혔습니다.
이한나 기자입니다.
【 기자 】
첫 미국인 출신 교황 선출 소식에, 레오 14세의 출생지인 미국 시카고는 기쁨과 놀라움으로 가득 찼습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된 적 없는데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출신이 교황직을 수행하는 건 관행상 금기시돼왔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교황 어린 시절 친구
- "여기 좀 보세요. 누가 교황님이 여기 출신일 거라고 생각이나 했겠어요?"
미국 국적이지만, 시민권까지 얻어가며 20년간 빈민가 신도들을 위해 헌신했던 페루에서도 종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교황청에서 영향력 있는 주교부 장관을 맡으며 신임을 얻었고, 이번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단 중 미국인의 비중이 높았던 게 선출 요인으로 꼽힙니다.
신임 교황이 이 시대를 이끌 중재자라는 평가에도 힘이 실립니다.
빈자에게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는 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적 성향을 이어받았고,
전임 교황이 화려하다고 거절했던 전통 복장 '어깨 망토'를 착용하는 등 전통도 중시하며 중도의 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분쟁 등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재자 역할이 큰 의미를 갖게 되는 대목입니다.
▶ 인터뷰 : 레오 14세 / 교황
- "서로에게 다리를 놓아 대화와 만남을 통해 하나의 백성이 되어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세요."
유력 후보가 아니었지만 단 4번의 투표로 선출된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한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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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김상진
그 래 픽: 김지예, 김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