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 만에 성사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이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핵심 쟁점인 휴전 문제는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고, 러시아는 오히려 "영원히 전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협상 결렬 소식을 접한 교황 레오 14세는 바티칸에서 다음 협상을 진행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상협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3년 2개월 만에 마주한 러시아-우크라이나 대표단은 협상을 시작한 지 90분 만에 회의장을 떠났습니다.
유일한 성과는 전쟁 포로 교환, 2천 명을 맞바꾸기로 합의했습니다.
▶ 인터뷰 : 루스템 우메로프 /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
- "우리는 1천 명 대 1천 명 규모의 교류에 합의했으며, 다른 방안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휴전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논의하지 못해 협상은 사실상 빈손으로 끝났습니다.
러시아 대표단은 회담 직후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협상 도중 우크라이나를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 대표단은 "이 테이블에 있는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더 많이 잃을 것"이며 "러시아는 영원히 전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측에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들을 양도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면 넘겨야 할 지역이 더 늘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의 압박은 말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협상 종료 몇 시간 뒤 러시아가 드론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해 최소 9명이 숨졌습니다.
협상 결렬 소식을 들은 교황 레오 14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다음 회담 장소로 바티칸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우리 시각으로 내일(18일) 즉위 미사를 통해 직무를 시작하는 레오 14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에 도달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등 종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협입니다. [lee.sanghyub@mbn.co.kr]
영상편집 : 송지영
그 래 픽 :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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