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탄 자녀 시신이 응급실로…가자 의사, 폭격에 9명 잃어

↑ 2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 실려오는 의사 알라 알 나자르의 자녀 시신. / 사진=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근무하는 의사 부부가 이스라엘 공급으로 자녀 9명을 잃은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24일(현지 시각)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전날 가자지구 칸유니스 남부에서 진행된 공습으로 나세르 병원 소아과 의사 알라 알 나자르(38)의 자녀 9명이 숨졌습니다.

평소처럼 출근한 나자르 씨는 몇 시간 뒤 병원 응급실로 몸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어린이 시신 7구를 마주했습니다.

모두 나자르 씨의 자녀들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집에 있던 아이들이 사망한 겁니다.

생후 7개월 아기와 두 살배기 아이는 잔해 아래에 깔려 있었고, 그렇게 자녀 10명 중 1명만 남기고 모두 잃었습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11살 아들 역시 중상을 입었습니다.

의사인 남편도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자마자 집이 폭격을 받은 탓에 현재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나자르 씨는 아이들을 잃은 후에도 계속해서 병원에서 일했다고 동료는 전했습니다.

무니르 알바르시 가자 보건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야히아, 라칸, 라슬란, 게브란, 이브, 라이벌, 세이든, 루크만, 시드라 등 자녀 9명이 사망했다”며 “이것이 가자지구의 우리 의료진이 견뎌야 하는 현실”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가자에서 표적이 되는 것은 의료인들뿐만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더 심해져 온 가족을 휩쓸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 지역에서 자국군 부대 인근 건물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된 여러 용의자를 항공기를 동원해 공격했다면서,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주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