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고흐 의자' 인증샷 찍으려다 '우지끈'…박살내고 줄행랑

↑ 전시된 '반 고흐 의자'에 앉았다가 의자가 부러지자 사라지는 관람객 / 영상=팔라초 마페이 페이스북 캡처

이탈리아의 한 박물관에 전시된 크리스털 의자가 기념 촬영하던 관람객에 의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15일(현지 시각) 미국 CBS방송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베로나의 팔라초 마페이 박물관은 지난 4월 관람객들이 크리스털로 뒤덮인 의자 작품을 부수고 달아나는 CCTV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관람객 두 명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성이 중심을 잃으면서 의자 위에 엉덩이를 대고 철퍼덕 앉았고, 그 순간 의자가 부서졌습니다. 이들은 화들짝 놀란 채 의자를 그대로 두고 전시장을 빠져나갔습니다.

↑ 베로나 팔라초 마페이의 '반 고흐 의자' / 사진=팔라초 마페이 페이스북 캡처

파손된 작품은 이탈리아 출신 화가이자 조각가인 니콜라 볼라의 작품으로, 기계로 자른 반짝거리는 크리스털 수백개로 덮여있습니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져 ‘반 고흐 의자’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박물관 측은 영상을 공개하며 “모든 박물관의 악몽이 현실이 됐다”라며 전시된 예술품을 존중으로 대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박물관 관계자는 현지 경찰이 사고를 친 관람객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들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 박물관의 관장인 바네사 칼론은 “때로는 우리는 사진을 찍기 위해 이성을 잃고 그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물론 이번 일은 사고였지만, 이 두 사람이 우리에게 말하지 않고 떠났으니 사고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박물관 측은 의자 다리 두 개가 부러졌고, 이를 복원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이 의자는 다시 전시되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