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무더위는 이렇게 더운 한국보다 더 심각합니다.
40도가 넘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새까지 정신을 잃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에어컨이 멈춘 채 고속철 객실에 갇혀 있던 한 승객은 너무 더워 열차 창문을 부수기까지 했습니다.
베이징 김한준 특파원이 전해 왔습니다.
【 기자 】
프라이팬에 기름을 붙자 바로 끓기 시작하더니, 계란 프라이가 돼 버립니다.
마당에 널려 있던 옥수수는 팝콘으로 변했습니다.
매달려 있던 바나나도 흐물거리더니 땅으로 떨어집니다.
중국 중부에 40도가 넘는 폭염이 며칠째 이어지면서 사람과 동물 모두 무더위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열사병으로 쓰러졌어요. 70대 정도 되신 것 같은데, 문 앞에서 갑자기 쓰러졌어요."
너무도 뜨거워진 바닥에 발을 디딘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심지어 뱀까지 어쩔 줄을 몰라 쉴새없이 몸을 움직이기도 합니다.
중국 SNS에는 뜨거워 졸도한 반려견 영상부터, 비둘기가 정신을 잃었다는 사진까지 올라왔습니다.
▶ 인터뷰 : 중국 산둥방송 보도
- "열사병 증상을 보인 이 새는 (비둘기가 아니라) 국가 2급 보호동물 붉은배새매라고 밝혀졌습니다."
저장성을 지나던 한 고속철은 난데없이 한증막이 돼 버렸습니다.
고장으로 긴급 정차했는데, 전기가 끊기면서 에어컨 가동이 중단된 채 3시간을 멈춰 있던 겁니다.
"(승무원들은) 뭘 하고 있는 거예요? 숨을 못 쉬겠어요."
환기도 되지 않아 숨쉬는 것조차 어려워지자 한 승객은 승무원이 만류하는데도 망치로 창문을 부숴버리기까지 했습니다.
"여기 창문 하나 부쉈으니까, 하나 더 열면 공기 순화돼서 좀 괜찮아질 거예요."
40도가 넘는 폭염이 일상이 된 중국, 이상 기후가 대륙의 여름을 더욱 힘겹게 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김한준 기자 / beremoth@hanmail.net ]
영상편집 : 이유진
그래픽 : 김지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