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다국적 기업 3M에서 제조한 FFP2 마스크 [사진 = 게티이미지] |
5일(현지시간) 베를린 스펙테이터에 따르면, 안드레아스 가이젤 독일 베를린 주정부의 내무장관은 지난 3일 "베를린 경찰국에서 사들인 'FFP-2' 마스크 20만장이 방콕 공항에서 몰수됐다"면서 "이 사건은 미국 정부에 의해 시행된 마스크 수출금지와 관련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적질을 멈추라"고 말했다. 독일에 들어오려던 마스크 물량이 태국에서 미국으로 행선지가 변경된 것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독일 정부가 구입한 마스크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 3M에서 제조됐다. 3M은 자사에서 제조한 마스크를 미국으로 공급하지 않고 더 비싼 값에 외국에 팔고 있다는 미국 내부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3M에 대해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마스크 생산 확대를 강제하고, 마스크 해외 수출 금지를 명령했다. 자국에서 쓰일 마스크도 부족한데 이를 비싼 값에 해외로 팔아넘기는 것이 부도덕하다는 비판도 했다.
극심한 의료물자 부족을 겪는 미국의 '마스크 납치' 의혹은 프랑스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일부 프랑스 관리와 의사들은 중국에서 프랑스로 향하던 마스크 수백만장이 상하이 공항에서 미국 업자들에 의해 납치됐다고 2일 주장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프랑스가 낸 가격의 3배가 되는 웃돈 주고 마스크를 빼돌렸다는 것이다
AFP 통신은 "마스크를 실은 비행기가 이륙 직전 최고금액을 제시한 나라로 목적지를 바꾸는 일까지 일어나며 전 세계적으로 '페어플레이'의 정신은 온데간데없고 중개업자를 동원한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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