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이 오스카 시상식 참석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에 사는 아들이 아시안 증오범죄 때문에 자신의 미국 방문을 걱정하고 있다는 얘기를 털어놨습니다.
윤여정은 현지시각으로 오늘(12일) 공개된 미 매체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두 아들은 한국계 미국인인데,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아들이 길에서 다치거나 할까봐 내가 오스카 때문에 미국에 방문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제 아들은 '길거리에서 어머니가 다칠 수도 있다. 어머니는 노인이라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들(증오범죄 가해자들)은 노인을 노리고 있다'고 염려한다"면서 아들이 경호원 필요성까지 얘기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아들은 내가 (증오범죄) 공격을 받을까 봐 걱정하고 있다"며 "이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포브스는 윤여정이 미국 배우조합(SAG) 여우조연상과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잇달아 수상한 점을 강조하며 "오스카상을 거머쥐기 위한 선두주자로서 빠르게 탄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한국말로 한국에서처럼 연기를 했을 뿐인데, 미국 사람들로부터 이렇게 많은 평가를 받을 줄 기대도 못 했다"며 "깜짝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솔직히 저는 배우들 간의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배우들은 영화마다 다른 역할을 연기하고 이것을 비교할 방법이 없다"며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5명 모두 사실상 승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윤여정은 인터뷰에서 결혼과 미국 이주, 이혼 등의 자신의 개인적 경험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그는 1970년대에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그는 10여 년을 미국에서 살다가 이혼한 뒤 한국에서 다시 배우 생활을 시작했고 오뚝이처럼 일어섰습니다.
그는 "과거 한국에선 결혼하면 특히 여배우의 경우 경력이 끝났다"며 "나는 연기를 그만둘 생각이 없었지만, 주부가 됐고 그냥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습니다.
이혼 경험에 대해서도 "그 당시만 해도 이혼은 주홍글씨 같았고 '고집 센 여자'라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이혼녀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결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어긴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는 텔레비전에 나오거나 일자리를 얻을 기회도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는 "끔찍한 시간이었다. 두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맡으려 노력했고 과거 한때 스타였을 때의 자존심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며 "그때부터 아주 성숙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회고했습니다.
윤여정은 "(저 이전에) 한국 영화 역사상 오스카 (연기상) 후보에 오른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어떤
한편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5일 열립니다. '미나리'는 이번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 문희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mhw48@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