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로 발견된 대학생 22살 손정민 씨가 실종 한달여전 할머니를 떠나 보낸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정민씨의 부친 손현 씨는 오늘(11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에 '정민이의 톡'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습니다.
이날 손현 씨는 "저녁에는 아들의 톡을 검색해봤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손현 씨는 "정민이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이 3월 13일인데 위와 같은 글을 남겼다"며 "제 말도 잘 듣고 훨씬 나중에 만나도 되는데 왜 빨리 찾아갔는지"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에 따르면 지난 3월 15일 새벽 2시경 정민 씨는 "할머니... 마지막으로 뵀을 때 울면서 집에 돌아가서 너무 죄송해요. 또 할머니 마지막까지 같이 못 있어드려서 죄송하고 아침에더 모셔다 드려서 죄송해요"라고 글을 시작했습니다.
이어 정민 씨는 "할아버지랑 오랜만에 만나실텐데 하시고 싶은 얘기도 많이 하시면서 좋은 시간 보내고 계세요"라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깐 할머니 얘기는 제가 잘 모르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할머니 옛날 얘기도 여쭤보고 더 전화할 걸"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항상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거기서는 아프지 마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앞으로 아빠 말 잘 듣고 남에게 좋은 영향 주는 사람이 될 수 있게 노력할게요. 지켜봐주세요"라며 "그럼 나중에 꼭 만나요. 제가 잊지 않고 찾아갈게요. 너무 보고싶고 정말 정말 사랑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 재학생인 정민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습니다. 그는 닷새 뒤인 30일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친구 A씨는 정민씨 실종 당일인 25일 오전 4시 30분쯤 잠에서 깨어나 홀로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는 깨어났을 때 손씨가 주변에 없어 먼저 귀가한 것으로 생각
이에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정민씨의 사인을 밝혀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청원인은 "한강 실종 대학생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을 부탁드린다"며 "숨진 학생과 남아있는 부모님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말했습니다.
[ 유송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songhee9315@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