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진행 : 김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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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시간 : 매주 월~금 오후 7시 20분

2021.10.26

[김주하의 '그런데'] 청년 통장으로 생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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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0년 인구가 반토막나고, 2750년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나라가 됩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인구문제'연구소가 2006년에 발표한 자료죠.

    문제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인구절벽을 해결해줄 청년층이 미래를 포기하기 때문이죠.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모두를 포기한 '5포 세대'에서, 요즘은 꿈과 희망도 포기한다는 '7포 세대', 심지어 가짓수를 헤아리기 힘들어 'N포 세대'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경제전문가들은 정부의 청년 정책이 단순히 지원이나 복지가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돼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런데 정부가 청년을 위해 출시한다는 '청년 통장'을 보면 정부의 의지를 의심하게 됩니다. 청년 희망적금은 가입 2년 뒤 36만 원을 장려금으로 지급해주는 것이고,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는 5년 동안 가입하면 최대 180만 원을 공제해 주는 것이거든요.

    안 그래도 '벼락거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년들은 생색내기용 지원책이라며 시큰둥해합니다. 매달 10만 원씩 저축하면 경기도 지원금 월 14만2000원이 추가 적립돼 2년 후 58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경기도 청년 노동자 통장'과는 비교도 안 되죠.

    오죽하면, 예산정책처가 '정부의 청년 통장 혜택이 적어 청년들의 호응을 얻기 어렵다.'라고 꼬집었겠습니까.

    로마제국 최초 황제인 아우구스투스는 자식이 많으면 공직 등용의 우선권을 줬고, 대신 미혼에게는 '독신세'를 부과했습니다. '인구가 국가의 부를 결정한다.'라는 생각에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든 겁니다.

    현대 사회에서 정부는 어떡해야 할까요. '내 자녀라면 여기에 호응할까'라는 생각으로 정책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강 건너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하지 말고요.

    정신과 의사인 빅토르 프랑클은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 인간에게 가장 무서운 질병은 희망과 용기를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음 정부는 청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되찾아 줄 수 있을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청년 통장으로 생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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