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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평양에서 발생한 아파트 붕괴 사고는 부족한 자재로 대충 집을 지었다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였습니다.
심지어 14분에 집을 한 채 짓는다며 자랑하기도 했는데, 북한 정권이 이처럼 주택 보급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지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김일성 주석 때부터 이른바 살림집으로 불리는 주택 건설은 북한 당국의 중요 과업이었습니다.
▶ 북한 기록영화 '한평생 인민들 속에서'
- "아무리 많은 자금이 들어도 철의 도시 노동자들의 살림집을 공해가 없는 곳에 지어주자고 하신 수령님의 은덕은…."
70년대에는 평양 시내에 대규모 주택지구 건설을 본격 추진했고, 90년대에는 3년간 8만 세대의 주택 건설사업을 벌였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선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평양시 현대화 사업'과 '평양 10만 호 살림집' 건설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북한 매체들도 "살림집 1세대를 조립하는 시간을 14분으로 줄였다"며 속도만을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서는 위성과학자 거리나 김일성대교육자 살림집 등 특정 직업인 우대 차원의 주택 건설이 붐을 이뤘습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TV (지난해 10월)
- "경애하는 원수님의 그렇듯 세심한 영도가 있어 아홉 달 남짓한 짧은 기간에 이처럼 훌륭한 살림집이 일떠(건설되어) 설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주거 문제 해결을 통해 친화적 지도자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작업인 겁니다.
▶ 인터뷰 :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계층별로 맞춤형 사업을 펼침으로써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충성하게 만드는 그런 차원에서의 행보라고…."
1년 만에 스키장을 건설하는 '마식령 속도'에 이어 정상보다 3~4배 빨리 공사를 끝내자는 '조선 속도'를 강조하는 북한, 이번 사고가 연이은 '인재'를 알리는 신호탄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MBN뉴스 김지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