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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지하에 매설된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수십억 원 어치의 기름을 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송유관까지 수십 미터를 마치 두더지처럼 파고들어 갔는 데, 이런 범죄는 수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이재호 기잡니다.
【 기자 】
바닥 한쪽에 커다란 구멍이 나있습니다.
구멍을 따라 내려가 보니 성인 남성 한 명이 겨우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터널이 나옵니다.
10여 미터를 들어가자 막다른 곳이 나오고,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는 장비가 설치돼 있습니다.
총책 48살 김 모 씨 등이 기름을 빼돌리려고 땅굴을 파 설치해 놓은 겁니다.
김 씨를 포함한 2개 조직 29명은 서로 역할을 분담해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쳤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피의자
- "처분하는 사람이 처분해오면 그걸 가지고 인원대로 나눠서 조금 덜 가져간 사람도 있고 역할에 따라서…."
의심을 피하고자 주유소를 임대해 임시 창고를 만들고, 그 안에서 수개월 동안 땅굴을 파 내려갔습니다.
▶ 스탠딩 : 이재호 / 기자
- "송유관이 매립돼 있다는 것을 알리는 표지판입니다. 피의자들은 이 표지판 주변을 주요 범행 장소로 정한 뒤 제 뒤로 보이는 주유소까지 임대해 기름을 빼돌렸습니다."
훔친 기름은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직접 팔거나 도매로 넘겼는데, 싸게 팔면 의심을 받을까 봐 제값에 팔았습니다.
4개월 동안 땅굴을 팠지만, 결국 범행 1주일 만에 적발됐습니다.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이런 방법으로 전국 9개 지역에서 460만 리터, 83억 원을 챙겼습니다.
경찰은 김씨 등 16명을 구속하고 1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이재호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이승진
화면제공 : 경기지방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