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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 빼곡히 붙어 있던 메모지와 국화꽃이 사라졌습니다.
오늘(23일) 비 예보로 추모 공간이 훼손될 것을 우려해 일부 시민들이 밤새 철거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건지 이수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 주차된 트럭.
트럭에는 알록달록한 메모지들이 가득 실려 있습니다.
오늘(23일) 자정부터 5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5시간에 걸쳐 거둬들인 메모지는 무려 1만여 개.
비 예보로 추모의 글과 공간이 훼손될 것을 걱정한 자원봉사자들이 서초구청과 논의 끝에 옮기는 작업을 한 것입니다.
▶ 스탠딩 : 이수아 / 기자
- "현재 강남역 10번 출구에 빼곡히 붙어 있던 메모지들은 이렇게 다른 보존공간으로 이동된다는 문구와 함께 모두 수거된 상태입니다."
수북이 쌓여 있던 국화와 안개꽃 다발도 밤새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자발적인 추모 행렬이 계속되던 며칠 전과는 사뭇 다른 풍경에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입니다.
▶ 인터뷰 : 김성은 / 서울 송파동
- "차라리 전 이전한 쪽이 조금 더 나은 것 같아요. 물론 되새기는 것도 좋은 일이긴 하지만 지금 본연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보다는…."
▶ 인터뷰 : 조민우 / 경기 성남시
- "일단 붙이고 있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보존이란 건 맘에 안 들어요."
소중한 추모의 글들은 오늘 오후 영구 보존을 위해 서울시청과 여성가족재단에 마련된 추모 공간으로 옮겨졌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 앞에선 이번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을 묻지 마 범죄로 규정한 것에 항의하는 여성들의 집단행동이 있었습니다.
여성들은 '묻지마 범죄'라 쓰인 붉은색 스티커를 붙이고 바닥에 누워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MBN뉴스 이수아입니다. [victory@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