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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우리 일이야. 지치면 지는 거고, 미쳐야 이기는 거다.'
범죄 대상을 전문적으로 감시하는 경찰 내 특수조직, 감시반의 활동을 그린 이 영화에서 경찰은 모든 기억과 단서를 동원해 완전범죄를 꿈꾸는 범죄자들을 쫓습니다.
이렇게 경찰 감시반이 범죄자를 찾는다면, 감사원은 공직자가 소중한 세금을 낭비하지 않고 제대로 일을 하는지 감시하는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지요.
그런데 요즘 감사원은 웬일인지 '무딘 칼'이 됐다, '맛 잃은 소금'이 됐다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대장동 사업을 주도한 성남시에 대해 2010년 이후 10년 넘게 단 한 차례도 감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거든요.
'권한대행님, 대장동 비리게이트 언제 알았습니까?'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됐습니다.'
심지어 이렇게 제대로 감사는 하지 않으면서, 그간 감사원을 퇴직한 공무원 3명 중 1명 이상은 피감기관으로 자리를 옮겨 재취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지요.
감사원은 2019년과 2020년, 경기 남부권 도시개발 사업 13곳은 사전조사를 하면서 이번에 비리 의혹이 터진 대장동은 아예 조사대상에 넣지도 않았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덩치가 큰 대장동 사업만 쏙 빼놓은 겁니다.
공익감사 청구를 받고서야 뒤늦게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대한 감사를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요.
대통령 직속기관이지만, 대통령도 지휘 관여할 수 없을 정도로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호해주는 곳이 바로 감사원입니다.
공직사회에서는 암행어사(暗行御史)가 아니라 신분을 드러내고 일을 하는 '명(明)행어사'라고까지 불리는 곳이 바로 감사원입니다.
과거 청와대와 국정원까지 감사의 칼날을 들이댔던 감사원의 기개와 책임감은 어디로 간 걸까요.
이름값은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원이라는 명패는 다른 더 좋은 피감기관으로 갈 수 있는 징검다리만은 아니니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10년간 감사 없었다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