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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협의 했다"는 청와대와 "협의 안 했다"는 당선인 측, 왜 엇갈리는 걸까요?
갈수록 꼬이는 신구 권력 간 갈등 문제 정치부 우종환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 지명 협의 한 겁니까 안 한 겁니까?
【 기자 】
적어도 '대화'는 한 게 맞는 거 같습니다.
양측 얘기를 종합해보면 이창용 후보 지명 가능성 보도가 나온 뒤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 실장이 만나 관련 대화를 했습니다.
이 수석이 "이창용 후보 어떤 분이냐"고 묻자 장 실장이 "좋은 분이다"라고 답한 게 전부인데 이게 어떻게 협의냐는 게 장 실장 설명이고요.
반면, 이 후보과 다른 후보 중 이 후보라고 장 실장이 짝었고, 당선인 측도 이 국장에게 의사를 타진했다는 사실도 들었다며 협의가 맞다는 게 청와대 얘기입니다.
【 질문 1-1 】
그러면 협의했다, 안 했다 다르게 주장하는 이유가 뭐죠?
【 기자 】
청와대 측은 화해의 제스처를 내민 건데 받아들여지지 않아 당황스럽다는 분위기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은 임기 중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한은 총재와 중앙선관위원, 그리고 감사위원 2명 중 가장 이견이 없는 인선을 먼저 해 대화의 물꼬를 터 보려 했다는 겁니다.
반면 윤 당선인 측은 화해의 뜻이 담긴 선의가 아닌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장제원 / 당선인 비서실장
- "그 선의가 받는 사람 입장에서 선의가 돼야 하잖아요. 저도 지금 얘기하고 있는 것이 선의예요."
청와대가 '우린 협의해줬는데 너희가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런 프레임을 짜고 있는데 말려들지 않겠다는 겁니다.
【 질문 2 】
양측 갈등의 핵심 원인이 한은 총재 때문은 아닐 거 같은데요?
【 기자 】
사실, 이창용 후보가 윤 당선인 측에서도 거부할 만한 인물이 아닌 만큼 갈등의 중심은 다른 데 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감사원 감사위원 인선이 핵심이라는 건데요.
감사 의결을 할 수 있는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장 감사위원 6명까지 모두 7명으로 구성됩니다.
현재 2명이 공석인데 청와대는 이 중 1명은 문 대통령이 나머지 한 명은 윤 당선인이 나눠 추천하되 문 대통령 몫도 윤 당선인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 몫 추천 인사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도 요구하고 있는 게 갈등의 핵심이라는 겁니다.
【 질문 2-1 】
청와대 몫 감사위원에 대한 비토권까지 요구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 기자 】
감사위 인적 구성 때문인데요.
현재 남아있는 감사위원 5명 중 3명이 친여 성향으로 분류되는데 만약 1명을 문 대통령이 임명할 경우 의결 정족수인 4명이 친여 성향으로 채워진다는 게 윤 당선인 측 주장입니다.
새 정부가 출범해도 감사원이 현 정부의 문제점을 감사할 수 없게 하려는 시도라는 거죠.
윤 당선인 측 핵심관계자는 "청와대에 가장 중요한 게 감사위원 임명권 행사다", "청와대 집무실 이전 반대도 감사위원 임명권을 위한 볼모"라고 주장하기까지 했습니다.
반면, 청와대는 문 대통령 임기 중 생긴 인사 공백은 인사권을 행사하는 게 원칙이고 비토권 요구는 월권이라는 인식입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인사권 행사한다고 했지, 우리 사람 심겠다는 게 아니잖느냐"고 반박했습니다.
【 질문 3 】
그렇다면, 감사위원 인선 문제가 해결되면 회동 가능한 겁니까?
【 기자 】
그건 아닐 것 같습니다.
회동 협상의 난관은 크게 인선, 이전, 그리고 사면 세 가지죠.
감사위원 인선 문제가 합의돼도 한 가지가 겨우 해결되는 겁니다.
윤 당선인 측은 집무실 이전이 감사위원 인선과 연동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청와대 측은 별개 문제라는 반응인 만큼 바로 해결될 거라 장담하기 어렵고요.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사면 문제는 이미 합의가 됐다는 목소리도 있긴 합니다만, 이거야말로 대통령과 당선인이 직접 만나야 비로소 얘기를 꺼낼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속단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 앵커멘트 】
잘 들었습니다. 정치부 우종환 기자였습니다. [ugiza@mbn.co.kr]
영상편집 : 송현주, 그래픽 : 김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