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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자 하면 필히 죽을 것이고, 또한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니'
임진왜란에서 조선을 구한 건, 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이라는 놀라운 전과였고,
육지에서는 권율 장군의 행주대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의 운명을 가른 두 장군의 승리 뒤엔 정걸이라는 이름 없는 노장군이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78세에 자기보다 31살이 어린 이순신 장군 휘하에 들어가 멘토 역할과 함께 방어와 병참 지원 실무책임자인 조방장을 맡았고, 행주산성 전투 때는 화살 2만 개를 직접 배에 싣고 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승리를 이끌지요.
이렇게 역사에 빛나는 전공에도 불구하고 그는 훗날 선무공신의 반열에조차 오르지 못하는데, 이유는 스스로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은데다 아들과 손자마저 모두 왜군과 싸우다 전사했기 때문입니다.
'실외 마스크 언제 벗는가, 5월 하순 정도에 상황을 보고 판단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미래 권력의 으름장에 실외 마스크 해제 시기를 늦출듯하던 방역 당국이 돌연 내달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의무를 해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가 꺾이고 있으니 괜찮다는 건데, 인수위는 '시기상조, 유감'이라며 못마땅한 표정입니다. 누가 봐도 신구권력의 갈등이 마스크로까지 비화된 듯하죠.
새 정부 출범을 코앞에 두고 신구권력이 상대방에게 생색낼 기회를 주지 않겠다, 공은 내가 차지하겠다는 것 같거든요. 어느 한쪽도 과학적 근거는 제대로 대지도 못하면서요.
신구권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낯 뜨거운 공치사 경쟁이 아니라 K방역에 대한 겸허한 성찰, 그리고 올가을쯤으로 예상되는 코로나 유행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아닐까요?
코로나 극복의 일등공신은 정부가 아닙니다. 사생활과 휴일을 반납하고 헌신한 이름 없는 의료진, 희생을 무릅쓰고 방역에 협조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그리고 일반 국민입니다. 이걸 '똑똑하다는 그들'은 모르나 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마스크 해제' 신구권력 충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