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진행 : 김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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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시간 : 매주 월~금 오후 7시 20분

2022.06.22

[김주하의 '그런데'] 선심성 '돈뿌리기 정책'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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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캘리포니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아름다운 장소. 아름다운 전경'

    1970년대 전 세계를 풍미했던 미국 록밴드 '이글스'의 곡 '호텔 캘리포니아'입니다. 가사를 보면,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호텔에 머물던 투숙객들이 문득 천국 같은 이곳이 지옥일 수 있다고 여기곤 그곳을 빠져나가려고 합니다.

    비슷한 일이 수년 전 석유매장량 세계 1위인 남미의 '부자 나라'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졌습니다. 국경은 탈출하려는 사람으로 넘쳐났고, 2015년 이후 560만 명이 고국을 등졌죠. 전체 인구의 5분의 1입니다.

    이유는 굶주림 때문이었습니다. 빈곤층이 늘면서 전체 국민의 몸무게가 평균 11kg이나 줄었다는 기사까지 나왔죠.

    원인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석유로 벌어들인 이른바 오일머니로 무상주택,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대대적인 포퓰리즘 정책을 펼쳤거든요. 석유 외에 별 산업이 없던 베네수엘라는 유가가 급락하자 곧바로 경제 파국에 직면합니다.

    우린 어떨까요. 지난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금천구와 관악구는 관내 모든 구민에게 1인당 5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문제는 두 곳의 재정자립도가 서울의 다른 구에 비해 많이 낮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각각 120억 원과 24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돈을 지급했죠.

    '선거용'이란 비판이 나왔지만, 두 구청장은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서울시는 금천구와 관악구에 재정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그럼 결국 그 피해는 지역구민들에게 돌아가겠죠.

    여기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대전 대덕구는 초등학생에게 월 2만 원씩 주는 '용돈 수당'을, 경기도는 '농촌기본소득'이라며 일부 지역 주민 전원에게 매월 15만 원씩 지급하는 시범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철학자 칼 포퍼는 저서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겠다는 시도가 늘 지옥을 만들어냈다'라고 했습니다.

    선심성 정책은 잠깐 통증을 멈추는 진통제에 불과할 뿐, 근본 처방이 될 수 없습니다. 한 번 지옥이 된 곳은 다시 되돌리기 힘들죠. 그리고 그 지옥을 견뎌야 하는 건 국민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선심성 '돈뿌리기 정책'의 비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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