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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당시 정치권 주요 인사를 상대로 체포조를 투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죠.
그런데 여 전 사령관이 계엄이 실패한 뒤 체포대상자가 적힌 명단을 수거해 폐기하고, 관련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가짜 메모를 만들게 했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전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12·3비상계엄 선포 직후, 이재명·한동훈 등 주요 정치인을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김대우 / 전 국군방첩사령부 수사단장 (어제)
- "(14명을 신속하게 체포해서 수도방위사령부 B1벙커 구금시설로 이동하라는 지시도 받았지요?) 정확하게' 체포'라는 말은 없었는데 '잡아서 수방사로 이송시켜라'라고…."
실제로 방첩사는 지난해 12월 4일 새벽 0시 25분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체포하기 위해 수사관 5명을 국회에 출동시킨 것을 시작으로 40여 분 사이 10개조 49명을 투입했습니다.
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은 "여 전 방첩사령관이 계엄 해제 다음날, 체포 대상자 명단을 적은 메모를 수거해 폐기하도록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방첩사의 국회 출동 이유를 허위로 적은 '가짜 메모'를 만들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진술도 방첩사 간부들로부터 나왔습니다.
여 전 사령관이 방첩사의 정치인 체포가 위법이라는 점을 알고 이를 은폐하려 시도한 것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방첩사 간부들은 이 같은 여 전 사령관의 지시에 "폐기했다가는 더 큰일이 난다"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폐기된 메모에 적었던 체포 대상자 명단을 복기했고, 이 명단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여 전 사령관이 대통령과 통화한 뒤 불러줬다"며 공개한 메모와 대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편집 : 이주호
그 래 픽 : 양문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