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구매 '복불복'…힘있는 사람만 새차 교환

【 앵커멘트 】
설레는 마음으로 구입한 새 차, 계속 고장나면 정말 속상하겠죠.
자동차 제조업체는 불친절하고, 새 차가 고장났을 경우 교환해주는 기준도 없었습니다.
이나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2011년 7월초 기아자동차 그랜드카니발을 구입한 장정규 씨.

차를 산 지 2주 만에 주행 중 운전석 뒤 오토슬라이딩 도어 락이 풀리는 아찔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수리 이후 이번에는 슬라이딩 도어가 닫히지 않아 또다시 수리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밖에도 물이 새고, 와이퍼 불량, 잦은 배터리 교체 등 크고 작은 잦은 고장으로 여러 번 정비센터를 찾아야 했습니다.

수리를 했지만 지금도 누수현상을 고치지 못해 비가 오면 안전벨트가 축축히 젖습니다.

이처럼 차량에 결함이 많아도 인수된 후의 품질은 소비자 책임인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소비자원은 중대 결함이 4번 이상 발생시 교환이나 환불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했지만, 중대 결함의 기준이 모호하고 법적 강제성도 없습니다.

여기다 업체의 무신경한 대응에 소비자는 더욱 화가 납니다.

▶ 인터뷰 : 장정규 / 그랜드카니발 결함 피해자
- "연구소직원이 하는 말이 그랜드카니발의 경우 오작동이 일어나는 걸 알고 있다. 저처럼 심하게 오작동 일어나도 고객이 항의하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고객이 불편해도 타라고 합니다. "

인천시 강화군청도 지난해 6월 관용차로 현대자동차 베라크루즈를 구입했습니다.

구입한 지 6개월 뒤 이상소음이 발생해 엔진 등 주요 부품을 교체했습니다.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교환을 거부하던 현대차 측은 결함 발생 2개월 만에 신차로 교환해주기로 했습니다.

물론 교환받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강화군청 관계자
- "여기 국회의원들도 많이 도와주고, 지역사회이기 때문에 판매에 대해서(어려워지니까)"

미국은 같은 결함이 4번 이상 발생하면 자동차 회사가 전액 환불 또는 신차로 교환해주는 '레몬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국토해양부도 한국판 레몬법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미국과 달리, 권고적 효력에 그칠 전망이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M머니 이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