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고배당 정책을 포기한다고 선언하면서 배당주 펀드들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배당주 펀드들은 고배당이 기대되는 주식들을 최대한 담아 놨던 상황이다. 특히 KT는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5.9%에 달해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주식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12월 배당을 한 달 앞두고 KT가 배당정책을 변경하면서 투자자들은 배당 수익 감소에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 손실도 피할 수 없게 됐다.
KT는 지난달 29일 "실적 부진으로 기존 배당 계획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며 "2013회계연도 주당 배당금은 2000원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임 당시 배당금 2000원을 약속했던 이석채 전 KT 회장이 중도 퇴진하면서 시장에선 배당금 축소 우려가 종종 제기됐지만 KT가 이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형운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 배당은 4분기 경영실적과 새로운 대표이사의 경영전략에 따라 확정될 것이나 과거 KT의 배당성향을 감안할 때 주당 1000원을 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배당 수익을 중시했던 투자자들의 이탈로 주가 조정은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
KT의 갑작스러운 배당정책 변경에 당황한 기관투자가들은 추가로 배당정책을 변경할 만한 주식은 없는지 점검에 나섰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회사가 무리하게 제시했던 장기 배당 정책을 불과 2년 만에 수정함으로써 투자자 신뢰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됐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