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2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국내 회사채 시장이 여느해보다 다소 이른 '동면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만도 이후로 일반기업 회사채(여전채 제외) 대표주관 계약 체결 건이 전무할 만큼 시장이 소강상태에 빠진 상태다.
회사채 발행이 거의 끊기다시피 한 것은 오는 12~1월 연기금ㆍ증권사ㆍ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의 북클로징(연말 회계결산)에 따른 대규모 미매각 사태를 우려해 기업들이 발행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관들은 북클로징이 임박하면 리스크 관리를 위해 회사채 추가 인수를 자제하고, 기존 보유한 미매각 물량의 '땡처리' 등을 추진하게 된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대규모 미매각 사례가 연이어 발생한 바 있어 당시 경험으로 트라우마가 생긴 기업들이 발행을 더욱 꺼리고 있다. 지난해 8월 17.6%에 불과했던 미매각률은 웅진 부도사태등을 겪으며 시장 수요가 위축되면서 12월 58.8%까지 높아졌다. 올해 STXㆍ동양 그룹 등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지난해와 시장 분위기가 비슷한 상황이다.
여기에 기존 회사채의 만기도래 물량이 줄어들면서 차환발행 수요가 적어진 점도 시장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 오는 12월과 내년 1월 만기 회사채 도래물량은 각각 2조5300억원, 2조7200억원으로 이달(3조4400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테이퍼링 우려에 따른 선발행 수요 증가로 인해 북클로징이 마무리된 후
김은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행 기업들은 미매각 물량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며 "수요가 줄어들면서 크레딧 스프레드 역시 확대(가격 하락)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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