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출전이 사실상 2파전으로 압축됐다.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 면접을 하루 앞둔 10일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으나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부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면접에 응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회장 후보는 한동우 현 회장과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 등 두 사람으로 압축된 셈이다. 회추위는 11일 면접, 12일 회장 선출 일정을 예정대로 강행하기로 했다.
이 전 부회장은 10일 회추위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지금처럼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경선에 왜 들러리를 서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이 전 부회장은 "경선 과정에서 지속적인 불공정 시비는 조직에 큰 상처가 되고 있다"며 "회장 선출 일정을 22일까지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을 회추위가 채택하지 않음에 따라 이 전 부회장은 면접을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국내외 회추위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논의한 결과 경선 중에 규칙을 바꾸기 어렵다는 식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회추위는 "지난 5일 3차 회의에서 위원들이 장시간 논의를 거쳐 향후 일정을 확정했고, 당일 모든 후보들에게 면접 일정을 통지한 후 수락을 얻은 사안"이라며 "면접 하루 전날 일부 후보가 일정 변경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물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회추위는 11일 예정대로 면접을 실시하고 차기 회장 단독 후보는 12일 이사회에 상정한다. 홍 전 부회장은 일단 예정대로 면접에 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홍 전 부회장은 "불공정하다는 점이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조직의 안정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며 "시간이 흘러가면서 고쳐질 것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부회장은 "여러 가지 사건ㆍ사고로 총체적인 난국으로 이어지는 조직의 헝클어진 실타래를 이제 새로운 리더십에 맡겨야 한다"며 "이제 현 회장(한 회장)은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부회장은 회추위가 현직 회장과 가까운 관계인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돼 활동하고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인선 자체에는 개입하지 않지만 절차상 문제 등이 불거지면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 측은 이번 경선에서 불간섭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전 사장 측 관계자는 "지금은 법원 재판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박용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