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존 리(John Lee).' 미국에서 약 2조원 규모 외국계 자금을 한국 주식에 투자했던 존 리 미국 라자드 본사의 전 매니징디렉터(55)가 메리츠자산운용 신임 대표로 선임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메리츠금융그룹 관계자는 16일 "메리츠자산운용 신임 대표에 존 리 사장을 내정했으며 내년 1월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존 리 사장 내정자는 미국 스커더스티븐스앤드클락(Scudder Stevens and Clark) 재직 당시 코리아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로 이름을 날렸다. 이 펀드는 한국 주식에 투자한 세계 최초 뮤추얼 펀드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기도 했다. 그는 2006년부터는 라자드자산운용으로 옮겨 일명 장하성펀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 운용을 맡기도 했다.
존 리 사장은 이날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외국의 자금을 한국에 투자하는 역할을 했는데 앞으로는 한국의 자산운용사를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소명을 갖고 한국 자산운용사 대표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메리츠자산운용을 택한 이유에 대해 "생긴 지 얼마 안 된 젊은 조직인 데다 규모도 아주 크지 않아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변화와 혁신을 시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회사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번에 메리츠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권오진 전무 등 과거 자신과 호흡을 맞춰왔던 멤버들과 함께했다. 팀워크를 바탕으로 큰 꿈에 도전해 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는 연세대 경제학과에 재학하다 회계사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 뉴욕대를
졸업하고 미국 회계법인인 KPMG에서 회계사로 활동하다 1991년 스커더스티븐스앤드클락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펀드매니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십수년간 활약해 왔으며, 해외 고객들에게 최초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장기 투자철학을 소개하는 등 한국 주식투자를 선도했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손일선 기자 / 김혜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