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연내에 본격적으로 양적완화 축소가 개시되지 않더라도 늦어도 내년 초에는 미국의 '돈줄 조이기'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경우 금리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많은 전문가는 지금은 미국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짜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6일 "테이퍼링 이슈가 선반영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84%로 소폭 상승한 상태지만 양적완화 축소가 공식 발표된다면 내년 말까지 국채 금리가 3.5%까지 상승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가장 빠르게 이뤄지는 데다 테이퍼링과 맞물리면서 미국의 금리 상승 기조는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미국의 금리 상승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미국 채권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다. 이미 올해 중순부터 슈퍼리치들 사이에서는 '머스트 아이템' 중 하나로 손꼽히던 상품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반대로 ETF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다.
보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의 2배 또는 3배 이득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ETF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초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8%였던 당시 3배 레버리지 상품인 'Direxion 20-Year Treasury Bear 3X'에 투자했다면 지금 30%가 넘는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김태홍 그로쓰힐투자자문 대표는 "양적완화 축소가 시행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사실상 답안지와 같다"며 "미국 국채 인버스 ETF 등을 활용해 금리 상승 기조에 편승하는 재테크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금리 상승의 간접적인 과실을 따먹겠다는 전략이라면 시니어론(Senior Loan)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시니어론은 미국에서 비교적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BBB- 이하 기업들에 대출을 해주고 이자를 받는 변동금리부 선순위담보 대출채권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 금리도 연동해서 올라가기 때문에 채권 가격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니어론은 '금리+α'의 중위험ㆍ중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연 4%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채권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금리 변동의 민감도를 줄이기 위한 차원이다. 이런 연장선에서 테이퍼링과 관련해 주
김태홍 대표는 "미국 경기가 좋아지고 있어 하이일드 채권 발행 기업의 부도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만기가 짧은 하이일드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이 유용하다"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