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16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을 조용하게 보냈던 증권사들이 울상이다. 내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계약을 맺은 상장 예비기업들과 일정을 논의해야 하지만 연말 들어 공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진행이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해 3곳의 상장주관을 맡아 IPO 주관 실적이 없었던 지난해 보다 나아졌다. 현재 레이저 응용장비 및 노광장비 제조업체인 필옵틱스에 대한 코스닥 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1년 28억원, 지난해 58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만 놓고 보면 필옵틱스의 심사 통과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시장이다. 상장 주관을 맡았던 동우HST가 지난 6일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을 앞둔 필옵틱스의 상장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동우HST가 상장 일정을 무기한 보류하면서 금전적 손해는 물론 이후 수요예측에 나선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상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예비상장기업이 상장철회를 쉽게 결정하긴 어렵다"며 "다만 현재와 같이 시장에서 상장철회가 사례가 계속 발생한다면 기업 경영진들이 의사 결정을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상장 주관 계약을 맺은 두 곳이 모두 상장을 철회하는 아픔을 겪고 있다. 오이솔루션은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저조를 이유로 전날 상장철회를 결정했으며, 우리투자증권과 공동주관을 맡은 하나머티리얼즈 역시 같은 맥락에서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해 제로투세븐 한 곳을 상장시키는데에 그쳤던 현대증권도 우울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4월 심사청구서를 제출한 한국정보인증이 지난달 말에서야 거래소로부터 승인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청구서를 제출해 하반기께 상장한 기업들은 모두 공모주 열풍에 힘입어 수요예측 및 청약에서 흥행한 바 있다. 이밖에도 지난 2월 코스닥에 상장한 우리이엔엘은 현재 주가가 3분기 적자전환 등으로 주가가 공모가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한편 스팩시장에 처음으로 뛰어든 유진투자증권은 유진스팩의 공모 청약 결과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9일 유진기업인수목적1호(이하 유진스팩)의 코스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하나그린스팩, KB스팩 등 스팩
다만 아직까지 스팩2기 선두주자인 우리스팩2호와 키움스팩2호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유진스팩은 총 120억원으로 중 100억원을 공모를 통해 채울 계획이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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