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내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을 올해보다 4조5000억원 정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여신 부문에서 22.6%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시장 점유율을 좀 더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내년에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107조5000억원 정도 보유하고 있다.
올해 들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을 3조4000억원 늘렸던 우리은행은 내년에 4조~5조원 정도 늘린다는 목표를 잡았다. 하나은행도 내년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을 4조원 정도 끌어올릴 계획이고, 신한은 4조원, 국민은 2조3000억원, 농협은행은 3조원 정도 늘릴 방침이다.
외환은행 역시 중소기업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올해 들어 중소기업대출 잔액을 1조9000억원 늘렸던 외환은행은 내년에 3조원을 늘릴 계획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 대출 리스크가 컸던 점이 영업을 하는 데 장애 요소가 돼 왔다"며 "하지만 올해 들어 대기업 부실이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대기업 영업의 이점이 줄어들어 은행들이 중소기업 쪽에도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은행들 목표치를 종합하면 내년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25조원 이상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은 작년에 정체 상태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은 2009년 430조7000억원이던 것이 2010년에는 429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2011년 441조1000억원에서 2012년에는 446조8000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10월 말까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474조6000억원에 달해 작년 말보다 27조8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연말에 은행권의 대출 회수가 몰려 10월 말보다 연말 잔액이 다소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 증가폭은 25조원 정도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내년 경영목표를 종합해 보면 2년 연속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25조원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런 은행권의 영업 방향은 성장을 위한 '수익원' 확보 노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부실이 불거지면서 이 분야의 외형 확장이 쉽지 않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중소기업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에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중소기업
하지만 일부에서는 출혈 경쟁에 대한 염려도 내놓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은행들 경쟁이 과열돼 수익성이 악화되는 양상이 일부 있었다"며 "내년에도 대부분 은행이 적극적으로 중소기업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여 경쟁이 뜨거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부 = 김규식 기자 / 박용범 기자 / 안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