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에 대해 지난 분기 기록한 10조1600억원을 넘어서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금융투자업계에서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됐음에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마트폰시장 성장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져서다. 지난 분기 삼성전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영업이익으로 시장을 놀라게 한 바 있다.
18일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60조1000억원, 9조8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기존엔 63조3000억원, 10조5000억원이었다. 메모리 반도체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화재로 가격이 높아졌지만 스마트폰ㆍ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이유다. 같은 날 우리투자증권도 영업이익 전망 평균치(10조3850억원)보다 낮은 10조710억원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이번 4분기가 당분간 삼성전자 실적의 '정점'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엔 스마트폰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압박, OLED 도약을 위한 준비기간에 들어가 삼성전자가 지난 2년간 보여준 폭발적 실적 개선세가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틀 전인 16일에는 삼성전자 계열사 삼성증권이 영업이익 전망치를 10조4000억원에서 9조8000억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갤럭시S4 등 신모델 출시가 연내 현실화했고 내년까지 반도체시장 활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폭이 크게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영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 기록한 스마트폰 판매량 성장률 16.4%가 4분기엔 3%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17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하며 스마트폰 이후를 고민하고 나섰다. 노무라증권 측은 "삼성이 회사 간(B2B) 사업모델과 바이오 분야 등에서 활력을 찾고 있는데 점차 관련 분야 투자도 늘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보통 분기가 끝나는 바로 다음주께 실적을 발표한다. 4분기 실적은 1월 첫째주에 잠정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발표 날짜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예년과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연말까지 지켜봐야 해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실적을 거둘지 아직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3분기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사상 최고액인 영업이익 10조164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9조원대를 예상한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이달 초 주가는 일시적으로 장중 150만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를 꼭지로 하향 곡선을 그려 18일엔 140만1000원을 기록했다. 정확히 1년 전 기록한 주가 151만5000원보다 7.5%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횡보 속에 삼성전자가 20% 비중을 차지하는 코스피 역시 2000선 아래로 내려왔다.
다만 최근 주가 수준이 결코 비싸지 않다는 분석은 여전하다. 그렇기 때문에 실적 전망치를 낮춘 금융투자사가 대부분 목표주가와 매수
최도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 전망과 내년 스마트폰 판매량 우려가 제기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미 주가에 관련 내용이 상당 부분 반영됐고 주력 사업부의 시장 점유율이 한순간에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재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