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전 세계에 뿌려졌던 돈이 테이퍼링으로 인해 다시 미국으로 회수되는 과정에서 달러 강세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 강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달러가치 향상에 베팅하는 상품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달러가치가 상승하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ETF)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KOSEF미국달러선물특별자산'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레버리지형 ETF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해외펀드에 가입할 때 환헤지를 하지 않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백민호 KDB대우증권 팀장은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환헤지를 하지 않고 환노출을 시키면 달러 강세 장에서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 펀드와 신흥국 펀드의 명암도 엇갈릴 전망이다.
원소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의 흐름이 이미 보여주고 있듯이 내년에도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주식이 더 유망하다"고 말했다. 다만 신흥국 시장에서도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수출 중심의 경제를 갖고 있는 한국 중국 대만 등은 미국 등 선진국 경기 회복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만큼 다른 신흥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채권은 상대적으로 외면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 상승 흐름으로 채권 매력도가 떨어지고 주식 매력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테이퍼링으로 인한 금리 상승 흐름도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문이다. 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테이퍼링 이슈가 선반영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이미 상당폭 오른 상황이지만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되면서 내년 말까지 미국 국채 금리가 3.5%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국 국채 금리 상승(가격 하락) 국면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 채권 ETF, 변동금리로 채권 가격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시니어론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식시장을 살펴보면 미국 주요 수출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보다 한 발 앞선 QE 축소 방침은
다만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글로벌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 등이 자동차 등 일부 수출주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손일선 기자 / 김혜순 기자 / 오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