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는 시련이 많았다. 중국은 긴축정책을 펼쳤으며, 미국은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선제 대응을 했다. 당시 주식시장은 800포인트에서 상하 진동만 거듭하는 양상을 보였다. 올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논란으로 주식시장 향방이 오리무중이었던 것과 흡사하다.
2004년에는 굵직한 사건ㆍ사고도 많았다. 국내 공기업과 외국계 금융기관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관련 비리사건이 적발됐다. 해외에서는 호주국립은행에서 불법적인 옵션거래로 1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 2013년에는 옵션주문시스템 문제로 국내 소형증권사가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파생상품과 연계된 사건이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운영의 문제가 관건이다.
파생상품 관련 규제 역시 예나 지금이나 논란의 중심이다. 2004년 파생상품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방침이 세제개편안에 들어가면서 과세문제로 극심한 논쟁이 일었다. 10년이 지난 올해도 파생상품 거래세와 양도차익과세 등의 논쟁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졌지만 절대수익추구형 펀드는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장내외 파생상품을 결합해 하방위험을 줄이고 주식성과를 향유하는 펀드들이 불황 증시의 탈출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 주가연동증권(ELS)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재테크상품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2004년 말에 금융당국은 업계에 선물을 안겨주었다. 증권산업 규제완화 방안으로 증권사에 신탁업을 허용했으며, 장외파생상품 영업에 대한 인가조건을 완화했다. 올해 금융당국이 금융비전을 통해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한 각종 규제완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파생상품시장을 둘러싼 논란은 자본시장 발전과 수익원 창출을 열망하는 시장참여자들의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다. 2014년 파생상품시장에서 답해야 할 것은 침체에 빠진 시장의 탈출구를 찾을 묘수다. 특히 파생상품시장은 헤지와 투기 목적 자금이 섞이는 과정에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전균 삼성증권 파생퀀트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