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인수전에서 예상을 뒤엎고 BS금융지주가 가장 높은 가격을 제출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경남은행 본입찰에 BS금융은 1조900억원 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 DGB금융지주가 참여해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경은사랑컨소시엄은 1조원 안팎을 제시하는 데 그쳐 2위에 머물렀다. 기업은행은 9000억원대 후반을 제시해 사실상 탈락했다.
광주은행 인수전에는 JB금융이 4000억원대 중반을 제시해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BS금융, 신한금융은 3000억원대 초중반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경남은행, 광주은행은 지방 금융지주회사인 BS금융, JB금융이 가져갈지 주목된다.
BS금융은 56.97%를 인수한 후 자회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30% 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분을 경남지역 상공인들에게 매각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경남지역 상공인들이 부산 측이 주인이 되는 것에 강력하게 반발해온 것을 누그러뜨리고, 인수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안이어서 주목된다.
증자에 따른 부담이 크기 때문에 지역상공인들을 주주로 끌어들이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BS금융은 경남은행을 부산은행과 통합하지 않고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BS금융은 점포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경남은행 직원들의 연봉 인상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였다.
경은사랑 컨소시엄은 경남 지역 상공인과 DGB금융 등이 합세해 명분과 재력에서 앞섰다는 평가가 있지만 가격에서 밀렸다. 또 컨소시엄 일원인 MBK가 산업자본 논란에 휩싸여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었다.
신제윤 위원장은 2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PEF(사모투자펀드)의 GP(위탁운용사)가 서로 같으면 동일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MBK파트너스가 3개 펀드로 구성된 경은사랑의 GP를 맡고 있기 때문에 이를 비금융주력자로 봐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금융권에선 입찰가격뿐 아니라 자금조달ㆍ경영계획 등 가격 외 요소도 반영되는 만큼 누가 인수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매각주체인 예금보험공사는 오는 26일 각 인수후보들을 대상으로 인수 후 경영계획 등과 관련한 프레젠테이션(PT)을 받을 예정이다. 다
그러나 광주은행은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입찰이 이뤄져 다소 논란이 예상된다. JB금융은 자체 자금 외에 사모펀드인 CVC로부터 800억~1000억원 규모로 지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이유섭 기자 / 신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