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코스피가 1997에 마감했으니 올해 말 지수만 놓고 보면 제자리걸음한 것으로 보이긴 하나, 6월 급락 시에는 또 다른 큰 위기가 찾아오는 듯했다.
위기는 기회라는 속담을 한국 증시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좀 더 길게 놓고 살펴보자.
코스피가 산출된 1980년부터의 차트를 보면, 우리가 가장 큰 위기로 떠올릴 수 있는 1998년 IMF 사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사태 발생 시 코스피는 급락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위기 발생 후 2년 차 되던 해에 적어도 종합주가지수상으로는 위기 발생 전의 지수를 다 회복한다는 점이다. 마치 세상 망할 것 같았었는데 다음해에 3분의 2 정도는 회복하고, 여전히 위기의 여파가 남아 있지만 증시는 신기하게도 그 다음해에 이전 고점을 돌파한다.
이해하기 쉽게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해석하면, 위기 발생 연도에는 역성장이 불가피하지만 결국 2년 후에는 이전 규모를 넘어선다고 보면 된다. 2011년 이후에도 미국 신용등급 하향, 유럽 붕괴 위기, 중국 경착륙 등 위기가 많았지만 결국 그때가 코스피 단기 저점을 기록했고, 2013년 6월도 마찬가지였다. 내년에는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올해보다 많이 감소할 걸로 보이기에 4년간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한국 증시의 레벨업이 기대된다.
올해 재미있는 현상은 같은 자산군에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별화가 과거 대비 크게 나타났던 점이다. 선진국 주식은 22% 상승한 반면 이머징 주식은 6% 하락하고,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은 7% 상승한 반면 신흥국 채권은 5% 하락했다. 유가는 보합인 반면 옥수수는 38
빠른 엔화 약세, 대만과의 연말 배당 수익률 격차, 다소 부진할 걸로 전망되는 4분기 기업 실적, 내수 부진 등으로 최근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코스피의 2014년 회복을 기대해 본다.
[원종준 라임투자자문 대표]